‘수임료의 여왕’수의 입고 독방 신세…방안 종이상자엔

‘수임료의 여왕’수의 입고 독방 신세…방안 종이상자엔

입력 2016-05-12 18:07
수정 2016-05-1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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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정 변호사
최유정 변호사
100억원대 수임료를 받고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방위 로비의 법원 쪽 핵심 인물로 지목돼 지난 11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6·여) 변호사가 ‘잘나가던’ 법조인에서 푸른 수의(囚衣)를 입은 범죄자로 전락했다. 최 변호사는 검찰의 향후 수사에 따라 기존에 적용된 변호사법 위반 외에 추가 혐의가 나올 여지를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1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최 변호사는 지난 9일 밤 체포 당시 고향인 전북 전주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좋지 않은 신장 치료를 받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이튿날인 10일 경기 의왕시 포일동 서울구치소로 이송된 최 변호사는 구치소 남동쪽에 위치한 여자 사동 독방에 수감됐다. 독방 크기는 어른 두 명이 겨우 누울 수 있을 정도다. 방 안에는 독서나 식사 등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종이박스가 놓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잘 때는 하늘색 모포를 덮는다.

 법조계 관계자는 “사회에서 유명인이었거나 영향력 있는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의 경우 다른 수용자들과 함께 있으면 예기치 않은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어 통상 독방에 수감된다”며 “특히 최 변호사의 경우 자신이 과거에 재판을 담당한 이들과 같은 방을 쓸 수 있다는 점이 감안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이후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의 조사를 받기 위해 매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을 오갔다. 최 변호사는 이날 오후 예정됐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거부했다. 최 변호사의 변호인은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에서 실질심사를 받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게 최 변호사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 변호사는 일관되게 ‘보석이나 집행유예를 약속하고 100억원의 수임료를 받았다’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면서 “감정이 복받쳐 눈물을 흘리거나 하는 상태는아니고, 담담하게 자기 하고 싶은 진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날 최 변호사와 함께 체포된 권모(39) 사무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100억원대 상습도박 혐의로 1·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정 대표도 매일 부르고 있다.
 정 대표가 2014년 원정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을 당시 검찰에 압력을 행사해 두 차례 무혐의 처분을 이끌어 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 역시 소환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의 사무실 회계 책임자를 불러 탈세 의혹을 캐물었다.

 검찰 관계자는 “최 변호사와 정 대표는 상호 폭로전을 벌였기 때문에 의혹이 구체적으로 드러났지만 홍 변호사에 대해서는 이제 막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라며 “소환 일정을 정하기 전까지 확인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정 대표는 이날 대법원에 상고취하서를 제출하며 원정도박 혐의와 관련된 대법원 재판을 포기했다. 검찰은 상고하지 않아 징역 8개월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이 확정됐다. 정 대표는 형기가 끝나는 다음달 5일 형기 만료로 출소하게 된다. 그러나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검찰이 정 대표의 신병을 출소 이전에 다시 확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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