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것 같아야 다그칠 텐데…” 김호철 감독이 힘들어도 웃는 사연

“이길 것 같아야 다그칠 텐데…” 김호철 감독이 힘들어도 웃는 사연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1-12-31 21:48
수정 2021-12-31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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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감독. KOVO 제공
김호철 감독. KOVO 제공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이 지는 경기에서도 끝까지 다정함을 보이며 ‘스윗가이’의 모습을 자랑했다. 팬들은 언제 그가 화를 내는지 기다리고 있지만 김 감독은 “‘욱’하고 올라오다가도 참고 참는다”며 ‘힘들 때 웃는 일류’의 모습을 보여줬다.

기업은행은 31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0-3(23-25 15-25 15-25)으로 패배했다. 1세트에서 11-2로 이기던 기업은행은 뒷심 부족에 시달리며 1세트를 내주더니 2, 3세트를 내리 내주는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지난 맞대결에서 5세트까지 접전을 펼쳤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중간 중간 선수들을 다그치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면서 경기를 이끌었다. 경기 전 “언젠가 한 번은 욱하는 게 나올 건데 차상현 감독도 작전타임 때 화를 많이 내는데 왜 나만 갖고 그러는지”라고 웃었던 그는 한 번씩 목소리도 높아지며 ‘버럭 호철’의 본능을 꿈틀거렸다.

경기가 끝나고 김 감독은 “우리 팀 실력이 딱 이거다”라면서 “전체적으로 연습했던 우리 패턴이 갑자기 이상해지면서 공격수들이 늘어졌는데 그 부분이 아쉽고 우리가 연습한 걸 다하지 못해 아쉽다”고 내려놓은 모습을 보였다.
KOVO 제공
KOVO 제공
이날 경기는 세터들의 플레이가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도로공사는 세터들이 초반에 부진했다가 반전을 이뤄냈지만 기업은행은 그 반대였다.

‘컴퓨터 세터’ 출신으로 부임 후 세터 교육부터 시작한 모습을 보여줬던 김 감독도 세터들의 플레이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첫 세트에 잘 나가다가 중간에 몇 개 끊기면서 하경이가 너무 흔들렸다”면서 “하경이가 그런 부분에서 이제는 선을 넘어서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자기도 조금 더 편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끝까지 웃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이날 기업은행의 경기력만 따지면 김 감독이 결코 웃을 수 없는 경기였다. 오히려 화를 안 내는 게 이상할 정도다.

김 감독은 “이길 수 있을 때 다그치고 정신 차리게 하는 거지 이런 시합에 다그치면 오히려 선수들이 좀 그럴 것 같다”고 설명하며 “욱하는 걸 참는 데 우리 선수들 내가 욱하고 올라온 걸 봐야 정신을 차릴 것 같다”고 웃었다.

아직 첫 승이 없어 답답하지만 김 감독은 선수들의 달라진 자세를 칭찬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선수 본분의 자세로 돌아가서 연습시간에 열심히 하려고 한다는 게 굉장히 좋은 것 같다”면서 “지금 현재 전력상 우리가 대등하게 경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선수들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말했다.

기업은행은 이제 다음 달 6일 GS칼텍스전을 치른다. 이날 지긴 했지만 최근 상승세인 만큼 희망도 있다. 김 감독은 “내일 선수들 쉬게 해주고 GS칼텍스에 맞춰서 연습을 하려고 한다”며 다음 경기를 생각하며 인터뷰실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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