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유도 정보경 은메달 가족들 “제대로 밥도 못 챙겨줬는데…고마워”

여자 유도 정보경 은메달 가족들 “제대로 밥도 못 챙겨줬는데…고마워”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16-08-07 11:16
수정 2016-08-0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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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유도 정보경 은메달
여자 유도 정보경 은메달 6일 오후(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유도 -48kg에 출전한 정보경이 은메달을 획득했다. 시상식에 참가한 정보경이 메달과 상패를 들어보이고 있다./2016.8.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D
정보경(25·안산시청)이 7일(한국시간) 2016년 리우올림픽 유도 여자 48㎏급 결승전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그의 가족들은 “대한민국에 첫 메달 안긴 우리 딸 장하고 자랑스럽다“라고 기뻐했다.

정보경은 이날 결승에서 파울라 파레토(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선전을 펼쳤으나 절반을 허용하면서 석패했다. 정보경 선수 고향 집이 있는 경남 양산시 평산동 마을회관에서 정 선수 아버지 정철재(55) 씨는 “후회 없는 시합을 하라고 당부했는데 멋진 경기를 펼쳐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정 씨는 PVC 공장에서 20년간 주·야간 고된 일을 견디며 유도 매트에서 땀 흘리는 딸을 뒷바라지했다. 가족 생계를 위해 휴일도 없이 회사 일을 해야 할 때가 많아 주요 경기에 응원도 제대로 못 갔다.

경기 내내 두 손을 모아 기도하듯 응원한 정 선수 어머니 윤옥분(50) 씨는 “집에서 따뜻한 밥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늘 애처롭다”며 “보경이는 유도하면서 한 번도 말썽을 피우거나 애를 먹이지 않는 효녀”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당당히 첫 메달을 안긴 정보경은 시련도 있었다. 경남체고 2학년 때는 십자인대가 끊어져 무려 1년간 재활치료를 하며 큰 아픔을 겪었다. 경기대 3학년 때는 러시아에서 열린 시합에 출전해 양 무릎 인대가 끊어져 6개월간 부상에 시달렸다.

윤 씨는 “부상을 잘 극복하고 올림픽까지 출전하게 됐는데 메달까지 목에 걸고 돌아온다니 이제 마음이 놓인다”며 안도했다. 정보경은 유도를 하기 전 4살 때부터 택견, 초등학교 때는 태권도를 했다. 중학교 1학년 때에는 태권도 공인 3단 ‘태권 소녀’였다.

아버지 정 씨는 “또래보다 힘이 셌는데 중학교 때 유도부에 입단하려던 것을 처음엔 반대했다”며 “다부진 모습으로 흔들림이 없는 모습을 보고 밀어주기로 했다”고 회상했다.

정 선수는 우리나라 국가 대표 중 가장 단신인 153㎝다.작지만, 괴력을 자랑해 마을 주민들은 모두 ‘작은 거인’이라고 부른다. 정 선수 어머니 윤 씨는 “보경이가 집에 오면 좋아하는 것 실컷 먹이고 푹 쉬게 해주고 싶다”며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라”며 두 손을 모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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