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비웅 기자의 광저우 아침] 광저우 첫인상 “만만디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황비웅 기자의 광저우 아침] 광저우 첫인상 “만만디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입력 2010-11-13 00:00
수정 2010-11-13 00:3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아시아의 최대 축제가 시작됐다. 중국 광둥성의 성도인 광저우. 어딜 가든 사람이 붐빈다. 중국말 특유의 억양 탓인지 말소리도 유난히 시끄럽다. 버스에 붙어 있는 아시안게임 광고판과 자원봉사자들의 끝없는 행렬…. 광저우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물론 축제라면 조용한 것보다는 떠들썩한 게 좋다.

처음엔 ‘혹시나’였다. 만만디(慢慢地·천천히)와 공해, 황사, 지저분함 등 나쁜 이미지만 머릿속에 떠올랐다. 생각보다 그렇지는 않았다.

광저우 바이윈 국제공항의 까다로운 보안은 최근 테러 영향 탓으로 돌릴 만했다. 날씨도 25도를 웃돌았고, 황사도 심하지 않았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자리가 나면 잽싸게 앉는 소위 ‘아줌마’들도 있었다. 자리다툼에서는 몸놀림이 굉장히 빨랐다.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광경이었다.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던 습관이 경제가 발전하면서 없어진 듯했다.

하지만 광저우에서 사흘을 보낸 지금 생각이 180도 달라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역시나’였다. 이번 대회 자원봉사자 모집에 무려 150만명이나 몰려들었다. 이 가운데 40여만명이 뽑혔다. 추리고 추린 만큼 수준이 높을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는 이는 드물었다. 길을 묻는 간단한 질문에도“천천히 말해 달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어쩌다가 알아듣더라도 영어로 설명하지는 못했다.

지하철역 입구마다 보안검색대가 설치됐다. 하지만 ‘눈 가리고 아웅’이다. 검색 요원들은 서로 웃고 떠들기 바빴다. 그런데 경기장과 선수촌 등에서는 너무 까다롭다. 가방을 열어 보는 건 예사다. 조금만 이상하다 싶으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이래저래 불편했다.

광저우는 대회 인프라 구축에만 1200억 위안(약 20조원)을 쏟아부었다. 교통·환경 등이 개선됐다. 하지만 곳곳에서 외국인이 느끼는 불편함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 아니었다.



stylist@seoul.co.kr
2010-11-13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