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10개월의 기다림···박태환, 도핑 논란부터 리우行까지의 여정

1년 10개월의 기다림···박태환, 도핑 논란부터 리우行까지의 여정

오세진 기자
입력 2016-07-08 18:48
수정 2016-07-0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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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오는 8월 리우 올림픽 출전
박태환, 오는 8월 리우 올림픽 출전 2014년 9월 금지 약물 논란으로 선수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던 박태환이 8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결정으로 다음달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 진출하게 됐다. 연합뉴스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 박태환(27)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 출전한다. 금지 약물 복용에 따른 선수자격 정지 징계 등을 받은 뒤로 1년 10개월 만에 다시 수영 국가대표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8일 오후 박태환에게 한국 수영 국가대표 자격이 있다고 판결했다. 대한체육회 역시 CAS 발표가 나오자마자 “이사회 의결대로 박태환을 리우 올림픽 국가대표 엔트리에 포함해 국제수영연맹(FINA)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박태환은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4회 연속 올림픽 출전에 성공했다.

박태환의 리우행은 순탄하지 않았다. 박태환은 2014년 9월 인천아시안게임 직후 받은 도핑 검사에서 테스토스테론 양성반응이 나왔고, FINA는 이를 같은해 10월 30일 박태환에게 통보했다. 인천아시안게임을 1개월여 앞둔 7월 말 박태환은 평소 건강 관리를 위해 다니던 병원에서 남성 갱년기 치료제인 ‘네비도‘ 주사제를 투여했다.

병원 의사 김모씨는 박태환에게 남성 호르몬 수치가 너무 낮다며 주사를 권했고, 박태환 본인과 매니저 모두 “반도핑기구에서 금지한 약물을 주사하면 안 된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이에 의사 김씨는 박태환을 “테스토스테론은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남성 호르몬이라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안심시킨 뒤 투약했지만, 도핑에 전혀 무지했던 김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

박태환 측은 도핑 양성반응이 나오자 김씨를 고소했다. 법정 공방 끝에 김씨가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박태환에게는 고의성이 없었다는 판결이 나왔다.

그렇지만 박태환은 국제수영연맹(FINA) 징계를 피할 수 없었다. 18개월 자격 정지와 함께 인천아시안게임 메달을 박탈당했다.

징계 기간에 박태환은 50m 레인의 훈련장을 구하지 못해 제대로 훈련도 하지 못했다.

지난해 6월에는 스승 노민상 감독이 지도하는 꿈나무 수영교실에 일반인 회원으로 등록해 2시간씩 훈련하는 고육책을 쓰기까지 했다. 박태환은 지난해 9월 이후 일본 오사카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했다.

해가 바뀌어 지난 3월 2일 FINA의 18개월 징계가 해제됐다. 박태환은 훈련이 어려운 국내 여건을 고려해 호주 전지훈련을 떠났고, 지난 4월 말 리우올림픽 국가대표 2차 선발전을 겸한 동아대회에 참가해 주 종목인 400m를 포함한 4개 종목에서 우승했다. 이때 박태환은 FINA가 정한 A기준기록을 4개 종목에서 모두 넘겨 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도핑 위반으로 경기 단체로부터 징계받은 선수는 징계 해제로부터 3년 동안 국가대표로 선발할 수 없다’며 박태환을 대표로 선발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이에 박태환 측은 이미 18개월의 징계를 소화했는데 3년 동안 또 대표 선발을 금지하는 건 ‘이중처벌’이라며 맞섰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4월 6일 제1차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개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박태환 측은 ‘관련 사실 인지일로부터 21일 이내에 중재신청을 해야 한다’는 조항에 따라 지난 4월 26일 CAS에 중재신청을 했다.

그러나 대한수영연맹관리위원회는 지난 5월 경영 대표를 선발하면서 박태환의 이름을 제외했다. 박태환 측은 마지막 수단으로 법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CAS 제소와는 별도로 지난달 23일 서울동부지법에 리우올림픽 출전 자격 판단에 관한 가처분 신청을 했다.

박태환의 리우행이 급물살을 탄 건 지난 1일 동부지법이 박태환 측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부터다. 재판부는 “(박태환은) 수영 국가대표 선발규정에 의한 결격 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판결해 박태환에게 국가대표 법적 지위를 부여했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지난 4일 CAS 잠정 처분 결과에 따라 신속한 조처를 약속했고 8일 4차 이사회에서 이를 재확인했다. 마지막 남은 단계는 CAS 판결이었고, 이날 오후 CAS가 손을 들어주면서 박태환의 길었던 투쟁이 끝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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