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전설’ 조 프레이저, 간암으로 별세

‘복싱 전설’ 조 프레이저, 간암으로 별세

입력 2011-11-08 00:00
수정 2011-11-0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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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프레이저
조 프레이저


미국의 전설적인 복서 조 프레이저가 8일(한국시간) 6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AP통신은 전 헤비급 챔피언인 프레이저가 간암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눈을 감았다고 보도했다.

프레이저는 지난달 간암 진담을 받았고 이후 병세가 악화되면서 지난주부터는 호스피스 시설에서 투병 생활을 해야 했다.

프레이저는 ‘스모킹(총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라는 의미) 조’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화끈한 복싱 스타일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전광석화와 같은 레프트 훅은 그의 전매특허였다.

1971년 미국 뉴욕의 메디슨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무하마드 알리(69)와의 경기 때 15라운드에서 다운을 빼앗아낸 것도 레프트 훅이었다.

프레이저는 결국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을 거두며 알리에게 첫 패배를 안겼다.

당시 경기는 ‘마이 웨이’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프랭크 시나트라(1915~1998)가 링사이드에서 사진을 찍고 두 선수가 대전료로 250만달러를 받았을 정도로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유명한 경기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총 3번 열린 프레이저와 알리 간의 ‘세기의 대결’에서 프레이저가 승리한 것은 첫 번째 경기가 유일했다. 프레이저는 이후 두 차례 맞대결에서는 모두 졌고 이후 평생을 알리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야 했다.

1975년 10월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마지막 격돌에서는 15라운드에 프레이저의 한쪽 눈이 안 보일 정도로 부어 오르자 트레이너가 수건을 던져 경기를 포기했다.

프레이저는 이 승부에서 기권을 결정한 트레이너를 결코 용서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알리 역시 그 승부가 끝난 뒤 그가 상상할 수 있는 죽음에 가장 근접한 시합이었다고 회고할 정도로 둘은 명승부를 펼쳤다.

프레이저는 그를 ‘엉클 톰’, ‘고릴라’라고 부르며 조롱한 알리에 대해 수십 년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알리의 거친 말들과 행동을 모두 용서한다고 말했다.

프레이저는 1970년 지미 엘리스를 5라운드 만에 캔버스에 눕히고 헤비급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다.

이후 프레이저는 1973년 포먼에게 2라운드 동안 여섯 차례나 쓰러진 끝에 KO패할 때까지 4차례나 성공적으로 타이틀을 방어했다.

프레이저는 1976년 포먼에게 두번째로 패배하고 나서 은퇴했다.

37전 32승1무4패(27KO)의 화려한 전적을 남긴 그에게 패배를 안긴 것은 포먼과 알리뿐이었다.

’영원한 맞수’를 잃은 알리는 성명을 내고 “나는 항상 그를 경외심과 존경심으로 기억할 것이다. 그의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프레이저 역시 1971년 알리에게 첫 패배를 안긴 뒤 40년이 흐른 뒤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고하며 “어딜 가나 사람들은 그때의 시합을 말한다. 그 경기는 내 생애에 일어난 일들 가운데 가장 멋진 것이었다”고 말했다.

필리핀의 복싱영웅 매니 파퀴아오는 “복싱은 위대한 챔피언을 잃었다. 스포츠는 위대한 대표자를 잃었다”고 아쉬워했다.

1975년 필리핀 경기 당시 프로모터였던 돈 킹은 너무 놀라서 프레이저의 사망에 대해 말을 할 수가 없다고 대변인을 통해 전했다.

AP통신의 전 복싱 기자 에드 스카일러 주니어는 “프레이저와 알리는 마닐라 경기를 끝으로 둘 다 은퇴해야 했다. 그들은 이 경기에서 링 안에 그들의 재능을 한치의 남김없이 모두 쏟아냈다”고 말했다.

한때 알리의 프로모터였던 밥 애럼은 “조는 결코 자신과 타협하지 않았고 링에서 자신의 능력을 100%를 쏟아냈다. 조는 복싱 역사상 최고의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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