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 스포츠] 프로배구 깜짝스타 삼 성화재 신으뜸

[피플 인 스포츠] 프로배구 깜짝스타 삼 성화재 신으뜸

입력 2011-04-13 00:00
수정 2011-04-13 00:3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 선발명단에 ‘신으뜸’(23·삼성화재)이란 이름이 떴을 때 팀을 제외한 모두가 깜짝 놀랐다. 박철우가 부상으로 비운 자리를 누군가 메워야 했지만 그게 프로 2년차 신으뜸일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삼성화재가 지난 9일 ‘V5’를 달성한 지금, 신으뜸은 깜짝 스타가 됐다. 공수 양면에서 야무진 모습을 보여주며 팀 선배인 ‘배구도사’ 석진욱을 이을 차세대 살림꾼이란 평가를 받아냈다. 12일 그를 만났다.

이미지 확대
2010~11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삼성화재의 프로 2년차 신으뜸이 “석진욱 선배의 뒤를 이어 제2의 배구도사가 되고 싶다.”는 다부진 각오를 다지며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매서운 눈빛으로 리시브를 연습 중인 신으뜸.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2010~11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삼성화재의 프로 2년차 신으뜸이 “석진욱 선배의 뒤를 이어 제2의 배구도사가 되고 싶다.”는 다부진 각오를 다지며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매서운 눈빛으로 리시브를 연습 중인 신으뜸.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지난 3일 인천에서 열린 1차전. 코트에 발을 들여놓는 신으뜸의 머릿속엔 한 가지 단어밖에 없었다. “보여 주자.”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던 그였다. 5라운드 통틀어 19경기 출장, 40득점에 불과했다.

팀이 꼴찌로 치닫던 2라운드, 그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졌지만 잘 살리지 못했다. “한번 (주전) 기회를 놓쳤지만 다른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 (김)정훈이형과 매일 1시간씩 따로 리시브 연습을 했다.” 마음 한쪽에선 근거 없는 자신감도 있었다. 대학 시절에도 갑작스레 주전으로 차출돼 팀에 우승을 안긴 경험이 있어서다. 그가 성균관대 4학년이던 2009년. 전국대학배구봄철대회 남자부 결승전을 이틀 남겨 놓고 팀의 에이스 박성률이 다쳤다. 그 자리에 백업멤버로 들어가서 만년 준우승만 하던 팀에 우승 트로피를 안겨 줬다. “그땐 제가 가빈 슈미트 같은 역할이었다. 그 생각을 하니 잘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생겼다.”

자신감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챔프전 4경기를 뛰며 신으뜸은 32득점, 리시브 성공률 35%(점유율 35.9%)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다. 박철우보다 안정적인 리시브로 팀에 조직력을 더했다. 단신(190㎝)을 보완하기 위해 빠른 스윙으로 때리는 공격도 제법 괜찮았다. 중계 캐스터의 “신으뜸 선수 플레이도 으뜸이네요.”란 코멘트는 배구팬들 사이에 유행어로 떠올랐다. 칭찬에 인색하기로 유명한 신치용 감독도 “으뜸이가 이렇게 잘해 줄지 몰랐다.”며 흐뭇해했다. “준비한 걸 다 보여줬다.”고 생각했을까, 신으뜸은 삼성화재의 우승이 결정된 직후 눈물을 펑펑 쏟았다.

신세대답게 인기가 오른 것을 미니홈피 방문객 숫자로 가늠한단다. “평소엔 많이 와야 300명이었는데 챔프전 끝나고 확인하니 600명이 넘었다.”며 흐뭇해한다. 요즘 TV에 얼굴을 자주 비쳐 생긴 ‘손오공’이란 별명은 마뜩잖다.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하긴 한데, 외모 말고 실력으로 평가해 줬으면 좋겠다.” 신으뜸이 가지고 싶은 별명은 배구도사. 그의 롤모델인 선배 석진욱의 별명이다. “아직은 정말 부족하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그런 별명에 걸맞은 선수가 되겠다.”고 당찬 포부도 밝혔다. 올해 목표는 주전 자리를 꿰차는 것이다. 김정훈, 박철우 등 형들과의 경쟁도 마다하지 않겠단다.

깜짝 스타가 되는 것도 어렵지만 그걸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신으뜸의 승부는 지금부터다. 다음 시즌 프로배구판에서 눈여겨봐야 할 또 한명의 기대주가 생겼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1-04-13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