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 근무 수당 못 주면 밥이라도 먹여주라 아우성
세수 부족에 공무원 허리띠 졸라매기로 경비 절감
내년에는 예산 더 줄어 야근, 출장에 타격 예상
“초과 근무 수당은커녕 식비도 받지 못한 채 야간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여비가 바닥나 출장도 사비로 갑니다. 공무원의 사명감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를 느낍니다”세수 감소에 따른 예산 절감 비상조치로 전국 자치단체들이 공무원들에게 초과 근무 수당과 급량비를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못해 불만이 높다. 급격하게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지자체마다 끼니를 거르며 야간 근무를 하는 공무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세수 감소로 지자체 마다 초과 근무 수당, 급량비, 출장비 등을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못해 공무원들의 불만이 높다. 전북도청 전경.
초과 근무 수당의 경우 공무원들이 오후 6시 이후에도 퇴근하지 못하고 근무할 때 직급별로 9620원(9급)~1만 4692원(5급)까지 지급된다. 예산의 범위 내에서 1인당 월 최대 57시간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일상경비가 부족해 최대 지급 시간을 대폭 줄였다. 실제로 초과 근무를 한 시간 보다 훨씬 적은 수당을 지급하는 셈이다.
특히, 사무관리비가 부족해 초과 근무를 할 경우 식대로 주는 급량비를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10일 이상 야간 근무를 해도 급량비는 5일 이하만 지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당도, 식비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무임금 봉사를 강요당하는 셈이다.
더구나 급량비는 1끼에 8000원으로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인스턴트 식품으로 끼니를 때우거나 자비를 보태야 하는 이유다.
전주시 A 팀장은 “관공서 주변에서 한 끼에 1만원 이하 식당을 찾기 매우 힘든 실정인데 그나마 제대로 주지 않는다”라며 급량비 현실화를 촉구했다.
여비도 모자라 정상적인 출장조차 못 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꼭 필요한 출장을 자비로 가는 사례가 많아 공무원들의 불만이 높은 실정이다.
이같이 열악한 근무 여건은 내년에도 개선되지 않으리라고 예상돼 걱정이 더욱 크다. 전국의 지자체들이 2024년도 예산안에 대부분의 경비를 30%가량 줄였기 때문이다.
송상재 전북도 노조위원장은 “초과 근무 수당과 급량비, 출장비를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못하는 현상이 지속되면 공무원의 사기가 크게 저하되고 업무 효율도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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