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달걀과 난각코드 같아 농장 문 닫게 생겼습니다”

“살충제 달걀과 난각코드 같아 농장 문 닫게 생겼습니다”

입력 2017-08-18 11:57
수정 2017-08-1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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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농장주 “똑같이 ‘14소망’ 쓰는 칠곡 농장과 별개”…소비자 혼선

“분명히 다른 농장인데 문제가 된 살충제 달걀 생산자와 똑같은 이름을 쓰는 바람에 농장 문을 닫게 생겼습니다. 제발 좀 도와주세요.”

경북 경주에서 산란계 농장을 운영하는 A씨는 18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문제가 된 농장과는 별개 농장이란 점을 좀 알리고 싶다”고 힘없는 목소리로 하소연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에서 시중 유통이 불가능한 ‘살충제 달걀’이 나온 산란계 농장은 6곳이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장 난각코드는 ‘14황금’(경주), ‘14다인’(의성), ‘14소망’(칠곡), ‘14인영’(칠곡), ‘14혜찬’(칠곡)이다.

김천 한 소규모 산란계 농장은 생산자 신고를 하지 않아 달걀 겉에 아무 표시를 하지 않았다.

문제는 생산자 이름을 가리키는 난각코드가 신고사항이다가 보니 같은 이름을 쓰는 곳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숫자 ‘14’는 생산지 경북을 가리키는 코드여서 경북 산란계 농장은 공통으로 쓴다.

뒤에 쓰는 생산자 이름은 농장주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실제 경주 산란계 농장주 A씨는 이번에 문제가 된 칠곡 산란계 농장과 똑같은 ‘14소망’이란 난각코드를 써왔다.

경주 농장은 살충제 검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나왔다.

그러나 같은 코드를 쓰다가 보니 소비자가 같은 농장으로 착각해 반품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

울산시민 강모씨는 “어제 집에 있는 달걀을 확인하다가 보니 ‘14소망’이란 글씨가 보여 판매처에 확인해보니 경주 쪽 농장이라 살충제 달걀과 아무 관계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처음부터 다르게 했다면 헷갈리지 않았을 텐데 혼란스럽고 찜찜한 기분도 든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일부 소비자가 확인을 요청한 뒤에서야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도 관계자는 “일부 소비자가 ‘14소망’ 때문에 문의하는 경우가 있다”며 “칠곡 ‘14소망’ 달걀은 모두 회수했고 경주에서 출하한 ‘14소망’은 아무 관계가 없어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어제부터 반품 요청이 들어오는 등 쫄딱 망하게 생겼다”며 “언론에서라도 ‘14소망’이란 코드 뒤에 지역명을 붙여서 좀 구분을 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도는 사태가 진정하면 똑같은 코드를 쓰는 산란계 농장이 있는지 파악한 뒤 이름을 바꾸도록 유도해 혼선을 없앨 방침이다.

근본적으로는 난각코드를 부여할 때부터 농장마다 다른 이름을 쓰도록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 관계자는 “산란계 농장이 판매업을 할 때는 신고제 대신 등록제로 한다면 같은 이름을 써서 생기는 혼선이 사라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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