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산 7억 건국대 기부한 이순덕 할머니 별세

전 재산 7억 건국대 기부한 이순덕 할머니 별세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7-05-29 21:38
수정 2017-05-29 21:5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홀로 월남한 실향민… 가족 없어

평생 모은 전 재산 7억원을 건국대에 기부한 이순덕씨가 지난 28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90세.

29일 건국대에 따르면 이씨는 2005년 서울 광진구 능동로 건국대 후문에 위치한 건물(4억원 상당)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2006년 2억원, 2015년 1억원을 대학에 기부했다.
이미지 확대
전 재산 7억 건국대 기부한 이순덕 할머니 별세 연합뉴스
전 재산 7억 건국대 기부한 이순덕 할머니 별세
연합뉴스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난 이씨는 10살 때 부모를 잃고 소녀 가장이 돼 두 여동생을 책임졌다. 그러나 6·25전쟁 때 남쪽으로 피란을 오면서 동생들과 헤어졌다. 이후 삯바느질과 허드렛일로 돈을 모은 이씨는 1961년 건국대 후문에 담배 가게를 연 뒤 통일이 되면 만나겠다며 여동생들을 위해 적금통장을 만들었다.

하지만 파킨슨병과 폐렴 등 지병이 찾아왔고, 이산가족 상봉에 대비해 모아 둔 돈을 건국대 학생들을 위해 쓰기로 마음을 바꿨다. 결혼을 하지 않은 이씨에게 남은 가족은 북에 있는 두 여동생뿐이다.

건국대는 이씨의 이름을 따 ‘이순덕 장학기금’을 운영하며 매년 학생 4명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2006년에는 산학협동관 3층에 있는 150석 규모의 강의실을 ‘이순덕 기념 강의실’로 이름 붙이고, 이씨의 사진을 새긴 기념 동판도 걸었다. 이씨는 생전에 늘 “학생들 덕분에 돈을 벌었으니 학생들에게 베풀고 가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빈소는 서울 건국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30일 오전 6시. (02)2030-7907.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7-05-30 2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