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반지 주면 다리 벌린다’ 한양대 강의 논란

‘여성에게 반지 주면 다리 벌린다’ 한양대 강의 논란

임효진 기자
입력 2016-05-11 10:13
수정 2016-05-1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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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의 전교생 필수 강의에서 여성 혐오와 편견을 불러 일으키는 사진이 강의 자료로 사용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 측은 사과문을 제출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하려 했지만 학생들은 담당 교수 또한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9일 한양대 총학생회 페이스북에는 성명서와 사진 2장이 함께 올라왔다. 성명서는 ‘2016-1학기 HELP 9주차 수업에서 눈으로 믿기 힘든 내용이 발견됐다”는 말로 논란에 대해 설명했다.

2007년부터 도입된 ‘휴먼리더십(HELP)’ 수업은 ‘마음을 훔쳐라! 욕망을 자극하라! 꿈을 팔아라!’라는 소제목 아래에 수업이 진행됐는데, 이 수업에서 혐오와 편견을 불러 일으키는 사진이 사용됐다.

HELP 강의에 사용된 사진. 남성이 여성에게 반지를 내밀자 다리를 꼬고 있던 여성이 다리를 벌리고 있다. 사진=한양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HELP 강의에 사용된 사진. 남성이 여성에게 반지를 내밀자 다리를 꼬고 있던 여성이 다리를 벌리고 있다. 사진=한양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하나는 남성이 여성에게 반지를 내밀자 다리를 꼬고 있던 여성이 다리를 벌리는 사진이다.

HELP 강의에 사용된 사진. 근육질의 남성과 그렇지 않은 남성이 각각 여성에게 반지를 내밀고 있지만, 여성은 근육질의 남성이 주는 반지 상자만 받아 열어보고 있다. 사진=한양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HELP 강의에 사용된 사진. 근육질의 남성과 그렇지 않은 남성이 각각 여성에게 반지를 내밀고 있지만, 여성은 근육질의 남성이 주는 반지 상자만 받아 열어보고 있다. 사진=한양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다른 하나는 근육질의 남성과 그렇지 않은 남성이 각각 여성에게 반지를 내밀고 있지만 여성은 근육질의 남성이 주는 반지 상자만 받아 열어보는 사진이다.

이에 한양대 총학생회는 “본 사진은 강의의 목적과는 전혀 무관할 뿐만 아니라 그 내용 자체가 심각한 혐오와 차별을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 두 장의 사진 속에 여성 혐오와 외모에 대한 차별, 황금 만능주의의 관점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 셈”이라며 “수업에 포함된 본 사진을 즉각 삭제와 리더십 센터의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총학생회의 요구에 리더십센터는 논란의 재발 방지를 위해 교육 콘텐츠 점검 TFT를 구성해 전 강좌를 재점검하고, 점검 결과를 전 수강생들에게 공지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지난 10일 답변했다. 또한 문제의 HELP를 해당 교수와의 협의를 통해 삭제했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한양대 재학생들은 사건의 정황도 설명하지 않은 채 단순히 공지만 올린 학교 측의 태도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리더십 센터에서만 사과하고 끝낼 일이 아니라 담당 교수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편, 한양대 반성폭력 반성차별 모임 ‘월담’은 페이스북을 통해 리더쉽센터와 학교 측의 행태를 규탄하고자 ‘정의당 한양대 학생위원회’와 ‘인권네트워크 사람들 한양대 모임’이 공동으로 11일 규탄 발언대 행사를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이들은 “HELP 발언대는 그대로 진행하되 발언의 내용을 ‘규탄’의 성격에 가두지 않고 이번 HELP 사태에 관한 모든 얘기를 나누는 발언대 행사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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