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죄 적용됐던 1986년 인천 집회와 유사”

한상균 조계사서 자진 퇴거.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조계사에 25일째 은신 중이던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0일 오전 경찰에 자진출두 형식으로 조계사를 나선 뒤 수갑을 찬 채 형사들에 둘러쌓여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15. 12. 10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달 14일 집회는 소요죄가 적용됐던 1986년 5월3일 인천 집회와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며 “이 사건의 판례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자유청년연합 등 6개 보수단체가 한 위원장 등 58명을 고발하면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과 더불어 소요죄 적용까지 요구하자 이달 13일 한 위원장을 구속후 본격적으로 법리 검토를 시작했다.
경찰은 1986년 5월 3일 ‘인천 사태’와 지난달 14일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 버스가 파손되고 경찰관들이 폭행당하는 등 폭력 양상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1986년 5월 3일 당시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추진하던 신한민주당과 이에 반대한 재야운동권이 인천 지역에서 충돌하면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고, 관련자들에게 소요죄가 적용됐다.
경찰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당선되고서 1년간 폭력시위를 준비한 정황이 있다”며 “한 위원장을 포함해 장기간 조직적으로 시위를 준비한 것으로 드러난 민노총 간부와 다른 단체 대표 등 서너명에 대해 소요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장에서 개별적으로 불법·폭력행위에 가담한 참가자는 소요죄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소요죄는 ‘다중이 집합해 폭행, 협박 또는 손괴의 행위를 한 자’에게 적용되는 조항이다. 유죄가 인정되면 1년 이상∼10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한 위원장은 소요죄에 관한 경찰 조사에도 진술 거부로 일관하고 있으며, 물과 구운 소금만 섭취하면서 단식을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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