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저수율 소폭 상승…”봄 농사를 지으려면 더 많은 비 와야” 걱정도
늦가을 11월에 내린 비가 잔뜩 가물었던 대지 곳곳을 촉촉이 적셨다. 완전한 해갈까지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지만 전국 주요 댐 저수율은 소폭이나마 상승했다.물 부족 사태로 제한급수 조치까지 시행할 만큼 가뭄 피해가 큰 충남 지역에는 13∼14일 20∼40㎜ 안팎의 비가 왔다.
40∼70㎜를 기록한 지난 주말에 이어 가을비치고는 많은 양이다.
15일 오후 2시 기준 보령댐 수위는 비 오기 전인 13일 오전 6시에 비해 0.18m 상승한 57.85m를 기록했다. 하지만 저수율은 19.8%로 용수공급 전망 ‘심각’ 단계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댐 사정도 소폭이나마 개선됐다. 13일 0시 64.55m, 저수율 36.7%에서 15일 오후 2시 64.70m, 37.1%로 각각 상승했다.
강원지역은 6∼14일 연속 단비가 내렸다. 고성에는 한때 호우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영동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왔다.
13∼14일 이틀간 내린 비는 고성 149㎜, 미시령 103㎜, 설악동 90.5㎜, 주문진 77.5㎜ 등이다.
대구와 경북, 인천, 울산, 순천 등지도 10∼40㎜ 안팎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소양강댐, 충주댐, 안동댐, 임하댐, 밀양댐 등 전국 주요 댐 저수율은 0.3∼1% 포인트 상승률을 보였다.
예산의 한 마을 이장(65)은 “텅 빈 저수지를 바라보던 심정을 누가 헤아릴 수 있었을까 싶다”면서 “필요한 양에 비하면 저수량이 아직 고양이 세숫물 정도이긴 하지만, 이만하면 보약”이라고 말했다.
전남에서 마늘 농사를 짓는 농민 박모(41)씨는 “내년 봄 수확하는 마늘은 현재 속칭 겨울잠을 자는 시기라 가뭄의 영향은 적다”면서 “마늘 수확시기 가뭄 여부가 농작물의 생장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농업용 저수지 수위가 상승해 다행”이라고 밝혔다.
가뭄 피해가 큰 경기도 파주 민간인출입통제선 안쪽 농가는 이번 비가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분위기다.
이완배(62) 통일촌 이장은 “개울 바닥이 보일 정도로 물이 말랐는데, 이번 비로 논바닥이 조금 젖었을 뿐 턱없이 부족하다”며 “당장 농사에 물이 필요하지 않지만, 내년 봄 농사를 지으려면 훨씬 많은 양의 비가 와야 한다”고 걱정했다.
기상청은 16일 오후부터 서해안을 시작으로 내륙 일부 지역에 다시 비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기압골의 영향을 받는 18∼19일에도 전국에 약한 비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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