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23건 위반 최다… 2위는 中 12건
한국에 대사관이나 영사관을 두고 있는 국가 중 교통법규를 가장 많이 어기는 나라는 어디일까. 경찰이 흥미로운 내용의 통계치를 내놓았다.서울지방경찰청은 최근 3년간 신호위반, 과속으로 적발된 외교 차량 단속 건수는 모두 154건이라고 16일 밝혔다. 이 기간 중 러시아가 23건으로 가장 많이 적발됐고, 중국 12건, 미국과 몽골이 각각 10건씩 단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외교 차량의 교통법규 위반이 2012년 9건, 2013년 33건, 지난해 81건, 올해는 4월까지 31건으로 크게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면서 “현장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외교관들은 1건을 제외하고 전부 과속으로 적발됐다. 일본은 3년여 동안 단 4건만 단속됐지만 이 중 3건이 신호 위반으로 중국, 미국과 함께 신호위반 ‘공동 1위’를 했다.
중국 공관은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를 납부하지 않고 버티는 경우가 많았다. 과태료 미납률이 42%에 달했고, 러시아의 미납률도 40%에 달했다. 4건 이상 적발된 주요 8개국 중 과태료를 전부 낸 곳은 미국과 아랍에미레이트, 일본 등 3개국에 그쳤다.
외교·영사 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라 외교관은 신체 불가침, 형사·민사·행정재판의 관할권 면제 특권이 있지만 도로교통법상 범칙 행위에 대해서는 주재국이 범칙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일반 차량 소유주가 과태료를 내지 않으면 차를 압류해야 하지만 외교 차량에 대해서는 강제집행을 할 수 없다. 범칙금을 내지 않으면 즉결심판에 회부되지만 외교관은 출석 의무도 없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5-06-1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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