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署 박호 경위 다섯 뿌리 기증
“지난달 초 우리 경찰서에서 50대 직원이 잠자다 갑작스레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어요. 힘들고 몸이 좋지 않지만 묵묵히 일하는 동료를 위해 이 산삼을 써 줬으면 좋겠습니다.”
박호 서울 수서경찰서 경위
수서서는 이 산삼을 암으로 투병 중인 경찰서 직원과 가족 등 모두 3명에게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작 본인들은 자신이나 가족이 암에 걸린 사실을 밝히지 않았지만 그들의 사정을 아는 다른 동료가 대신 처지를 알려 와 산삼을 기증했다”고 말했다.
순경으로 입문한 후 29년째 경찰 외길을 걸어온 박 경위는 “등산을 취미로 삼았는데 7년 전부터 약초 공부를 하다 보니 3년 전부터는 간혹 산삼 같은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기증한 산삼 다섯 뿌리는 지난달 중순 강원도의 어느 산에서 우연히 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휴일을 맞아 평소처럼 산을 오르다가 8부 능선 한쪽 골에 유독 주변의 풀과 달라 보이는 잎이 있어 살펴보니 산삼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15-06-08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