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마을 통째로 격리된 순창군 피해 속출

메르스로 마을 통째로 격리된 순창군 피해 속출

입력 2015-06-07 11:02
수정 2015-06-0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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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환자 거주로 지난 5일부터 마을 격리

7일 오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가 머물렀던 전북 순창군의 한 마을.

한적한 이 시골마을은 지난 5일부터 취재진이 장사진을 쳤다.

이곳은 메르스 1차 검진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던 A(72·여)씨가 보름 가까이 머물렀던 지역.

고열 증세를 보인 A씨는 지난 4일 순창의 한 의원을 찾았다가 1차 검사에서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곧 A씨를 전북 첫 메르스 감염 환자로 확진했다.

A씨는 지난달 22일 메르스 첫 감염자가 있던 병원에서 퇴원하며 경기도 평택 아들의 집에서 생활하라는 자가격리 지시를 받았으나 이를 어기고 곧바로 순창의 자택으로 돌아왔다.

이후 마을에서 주민들과 자유롭게 접촉하며 생활해온 것으로 방역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병문안을 온 A씨의 아들도 지난달 30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의 감염으로 ‘청정 순창’은 ‘고립무원’과 ‘사면초가’에 빠졌다.

방역당국이 지난 5일부터 이 마을을 통째로 격리 조치한 것. 국내에서 메르스가 발생한 이후 마을 전체의 출입을 통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북도 방역당국은 A씨가 메르스 1차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자 마을 입구에 경찰 순찰차와 방역요원을 배치하고 주민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주민들도 가급적 서로 간의 접촉도 피한 채 각자 자기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역 학교와 유치원도 대부분 휴업했다.

방역당국은 격리주민 160여명을 상대로 매일 두 차례 방문해 발열을 확인하고 접촉자 등을 세밀히 관찰하고 있다.

주민 김모씨는 “시골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곧 진정되겠죠”라고 걱정 어린 눈빛으로 되물었다.

순창읍내 시장통도 손님이 확 줄었다. 마스크를 쓴 일부 상인들은 길을 오가는 사람들이 뜸하자 울며 겨자 먹기로 반나절 만에 장사를 접었다.

채소를 팔던 한 할머니는 “진짜 손님 없다”며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청정지역인 순창군의 이미지에도 막대한 타격을 입어 지역 농산물 구매 취소도 속출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농산물을 판매하는 한 주민은 “순창군에서 메르스 환자가 나왔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부터 주문 대부분이 취소됐다”라며 “작업현장에 가보지도 못하고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은 “우리는 환자가 아니다”라며 “순창군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마치 몹쓸 병에 걸린 사람처럼 바라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7일 오전 9시 현재 전북지역의 메르스 격리·감시 대상자는 246명이며 이중 순창군민이 205명에 이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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