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끼를 출산한 광주 우치동물원 단봉낙타의 사진.
보건당국은 지난달 20일 ‘메르스 환자 국내 유입’ 자료를 통해 “모든 환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중동 지역과 연관돼 있다”며 낙타 시장이나 낙타 농장 방문을 예로 들었다. 환자들이 낙타와의 접촉을 한 경우에만 발생했다는 것으로, 낙타와 접촉하지 않으면 메르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닷새 뒤 ‘메르스 바로 알기’ 보도자료에서도 “중동 지역을 여행할 경우 낙타 등 동물과의 접촉을 자제하고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라”고 당부했다.
이런 자료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동물원에도 낙타를 격리하라는 민원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실제로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2일부터 낙타 2마리를 내실에 격리했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에는 쌍봉 낙타 1마리와 단봉 낙타 1마리가 생활하고 있다.
동물원은 또 낙타에서 시료를 채취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메르스 감염 여부를 의뢰하기로 했다. 낙타가 메르스의 매개원으로 지목되면서 불안감이 퍼지고 있어 확실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동물원 관계자는 “서울대공원 동물원의 낙타는 여기서 태어나 여기서 자랐기 때문에 메르스 감염과는 무관하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사회 이슈가 되는 만큼 관람객들이 안심하고 관람할 수 있도록 검증을 받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검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광주에 있는 우치동물원도 지난주 초부터 낙타 한 마리를 내실에 격리조치 했다. 우치동물원의 낙타 역시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나 1996년 우치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치동물원 관계자도 “메르스 감염과는 전혀 무관하지만 매개원으로 낙타가 지목되면서 불안을 느끼는 관람객이 있어 당분간 내실에 있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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