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내정자 “시정 부담될 것 같아 스스로 물러나기로”
광주시의 산하 기관장에 대한 첫 인사청문회 대상이었던 김대중컨벤션센터 사장 내정자가 관문을 넘지 못했다.광주시는 9일 윤재만 김대중컨벤션센터 사장 내정자가 자진사퇴를 했다고 밝혔다.
윤 내정자는 “그동안의 경험과 중앙인맥 등을 바탕으로 광주 컨벤션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응모했지만 결과적으로 신상문제가 시정에 부담이 되는 것 같아 물러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윤 내정자의 자진사퇴는 시의회 청문회에서 ‘부적격’ 의견을 냄에 따라 윤장현 시장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윤 내정자는 지난 3일 시로 송부된 청문결과 보고서에서 사실상 부적격 의견을 받았다.
시의회 인사특위는 청문결과 보고서에서 “윤 내정자가 도덕성과 윤리성, 28년간 무역협회 경력은 장점이나 컨벤션센터에 대한 전문성과 업무이해도, 비전제시, 청문회 준비 부족 등 전반적으로 사장 업무수행 능력이 부적격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윤 시장의 윤 내정자의 임명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명을 강행할 경우 시의회를 경시했다는 지적과 함께 새롭게 도입한 청문회를 무력화했다는 비난이 불가피하다.
반대로 임명을 하지 않을 경우 부동산 투기, 병역, 조세 등 심각한 결격사유가 없는 내정자를 낙마시켜야 한다는 부담에다 임원추천위 결정을 뒤집었다는 부담 또한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청문회 파동이 내정자의 자진사퇴로 일단 발등의 불은 껐지만 앞으로 남아있는 청문회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시의회와의 불편한 관계가 재현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윤장현 시장은 이번 자진사퇴 파동과 관련해 “30여년간 무역과 컨벤션 산업현장에서 일해온 지역인재가 스스로 사퇴를 결정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시장은 또 시의회의 인사협약 미준수에 대한 서운함 감정도 드러냈다.
그는 “인사청문 업무협약에는 청문대상자 장단점만 기재하기로 합의됐지만 이번 경과보고서에 ‘부적격’이 표시된 것은 유감스럽다. 청문회의 협약정신을 존중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불만을 나타낸 뒤 “시정 파트너로서 대승적 차원에서 시의회의 의견을 존중해 사의표명을 수용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의회는 광주여성재단 대표이사로 내정된 장혜숙 전 광주YWCA 이사장에 대한 청문회를 오는 15일 실시한다.
광주시와 시의회는 지난 2월 협약을 하고 광주도시공사, 광주도시철도공사,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주환경공단 등 공사·공단 4곳과 빛고을노인복지재단, 광주여성재단, 광주문화재단, 광주신용보증재단 등 출연기관 4곳 등 8곳 기관에 대해 청문회를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인사청문회 도입은 인사권자인 단체장의 정실인사 폐해를 막고 능력과 자질이 있는 인사행정 구현을 위해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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