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앞둔 아들 양복도 못사주니”…50대 투신 소동

”면접 앞둔 아들 양복도 못사주니”…50대 투신 소동

입력 2014-11-12 00:00
수정 2014-11-1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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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로 자살 기도…경찰 설득에 무사히 구조

”면접을 앞둔 아들에게 양복 한 벌 사주지 못한 무능한 아버지랍니다. 이제는 삶의 짐을 벗어놓고 싶네요.”

아들의 취업 면접에 필요한 양복을 사주지 못한 50대가 투신 소동을 벌이다가 경찰의 신속한 구조로 목숨을 구했다.

12일 전북 군산경찰서에 따르면 11일 오후 11시께 나운지구대 유기봉 경위와 이세현 순경은 한 남성이 한 건물에서 뛰어내리려 한다는 신고를 받았다.

현장에 출동한 유 경위는 남루한 차림의 남성이 건물 20층 옥외 난간에 서서 투신하려는 모습을 목격했다.

유 경위와 이 순경은 즉시 119에 신고해 에어 매트 설치 등 안전조치를 취하는 한편 설득에 나섰다.

사연을 들어보니 딱했다.

막노동을 하는 노모(53)씨는 최근 아들(26)이 기업 입사전형을 통과해 면접 절차만 남았다는 희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아들이 면접장에 입고 갈 정장이 없었던 것. 수개월간 임금도 받지 못해 수중에 남은 돈은 없었다.

노씨는 돈 걱정에 몇날 며칠을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그러나 해결책은 없었다.

실의에 빠진 노씨는 급기야 자살이란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며 건물 난간에 올랐다. 50m 높이의 건물 난간인데 강풍까지 불어 위태위태한 상황이었다.

노씨의 기막힌 사연을 들은 유 경위는 노씨의 가족 이야기를 들으면서 함께 눈물을 흘렸다.

노씨는 “아들에게 옷 한 벌 사줄 수 없는 무능한 아버지라고 생각하니 문득 자괴감이 들어 살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 경위의 설득으로 자살 소동 1시간 만에 건물에서 내려온 노씨는 별다른 외상없이 가족에게 돌아갔다.

유 경위는 “노씨 아들과 비슷한 또래의 딸이 있어 노씨의 절박한 마음을 누구보다도 이해할 수 있었다”며 “이 시대 가장의 안타까운 사연이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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