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사 시험 출제위원 끝내 숨져…수사 차질 없나

장학사 시험 출제위원 끝내 숨져…수사 차질 없나

입력 2013-01-11 00:00
수정 2013-01-1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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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련자 사실 관계 보강에 주력할 것”

충남교육청 교육전문직(장학사·교육연구사) 선발시험 문제 유출 사건과 관련, 당시 출제위원 중 한명으로 최근 음독자살을 기도했던 A(48·천안교육지원청 소속 장학사)씨가 11일 숨져 수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11일 충남경찰과 충남교육청 등에 따르면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천안교육지원청 인근에서 음독을 한 채 발견됐던 A씨가 이날 오전 입원 중이던 천안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

A씨가 음독을 시도한 배경 등 정확한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교육전문직 선발시험 문제 유출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출제위원이던 그가 갑작스럽게 음독자살을 기도하면서 경찰은 연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했다.

A씨는 문제 유출과 관련해 출제위원 중 한 명으로 경찰의 수사대상에 올랐으나 소환통보를 받은 적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각에서는 A씨가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심적 부담을 느껴 자살을 시도한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음독한 채 발견될 당시 A씨의 상의 주머니에서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A4 한 장 분량의 메모가 발견됐다.

A씨가 이번 사건에 연루됐는 지 여부를 떠나 어째됐든 한 장학사의 죽음이라는 안타까운 결과를 가져왔다.

A씨가 숨짐에 따라 2003년 이후 충남교육청에서 비리 문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육청 관계자는 모두 3명으로 늘어났다.

경찰은 A씨가 돈을 받고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된 또 다른 장학사 B씨와도 친분이 두터워 깨어나면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A씨가 숨짐에 따라 원점에서 수사 중인 관련자들을 상대로 사실 관계를 보강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험 문제를 유출한 B씨가 응시 교사들과 시험문제지가 아닌 구술로 문제를 주고 받았고, 철저하게 현금 거래만 했기 때문에 관련자들의 진술에만 의존해야 해 그동안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돈을 주고 문제를 받은 교사들과 문제를 유출한 B 장학사 등의 자백을 최대한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경찰은 이들 외에 시험에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어쩔수 없이’ 돈을 주고 문제를 건네받은 응시 교사들이 대부분일 것으로 보고 자수하는 교사에 대해서는 최대한 선처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또 충남교육청으로부터 논술 시험 답안지 등을 임의 제출 받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논술 답안지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관련자들에 대한 2차 소환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숨진 A씨에 대한 조사가 불가능해졌다고 해 수사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며 “문제유출 관련자들에 대한 사실 관계를 추가로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호전되는 듯했던 A씨가 숨진 사실이 전해지면서 충남교육청 직원들은 온종일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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