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 때문에”···절도범 된 공학도의 후회

“대학 등록금 때문에”···절도범 된 공학도의 후회

입력 2011-06-26 00:00
수정 2011-06-2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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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등록금 때문에 휴학해 2년간 군대 갔다오고 또 2년간 학비를 벌기 위해 일했는데 결국 도둑이 됐습니다.죄송합니다”

 24일 절도 혐의로 경남 김해서부경찰서에 검거된 모 대학 휴학생 이모(23)씨는 뒤늦게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며 가슴을 쳤다.

 경찰에 붙잡힌 이씨는 2007년 대학에 입학해 기계공학도의 꿈을 키우며 1년간 열심히 공부했지만 등록금 때문에 더이상 학업을 잇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버지의 자영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가정형편이 어려워져 대학 등록금 마련이 쉽지 않자 휴학을 결정했다.

 이씨는 “장남으로서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하고 한참 공부중인 2명의 동생들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현역으로 자원 입대해 강원도 전방부대에서 2년간 복무한 뒤 2009년 12월 전역했다.

 제대 후 복학을 꿈꾸며 돌아온 집의 가계형편은 여전히 나아지자 않았고 대학 입학을 앞둔 남동생과 공부중인 여동생의 학비 걱정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었다고 이씨는 회상했다.

 이씨는 집안 걱정 때문에 복학을 미룬 채 학비를 벌기 위해 편의점과 가구점,식당,공장 등을 힘겹게 일해 3개월 전 1천만원의 원룸 보증금을 마련했고 2개월 전부터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상가 관리사무소에서 본격 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유혹은 엉뚱하게 찾아왔다.

 지난달 16일 밤 늦게 일을 마친 뒤 귀가하다 살짝 문이 열린 원룸에 몰래 들어가 쉽게 금품을 훔치기 시작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절도행각에 불이 붙었다.

 이후 이씨는 김해시 진영읍 일대 상가 식당과 사무실 등을 상대로 무려 14차례에 걸쳐 2천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털다 결국 경찰에 꼬리가 잡혔다.

 경찰이 압수한 이씨의 통장에는 아직 한학기 등록금에도 부족한 300만원 가량이 입금돼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씨는 “등록금 부담 때문에 현재 남동생도 대학 1학년을 마친 뒤 군에 갔다”며 “등록금을 다 모아 마음놓고 학교를 다니고 싶었는데 힘들게 됐다”며 뒤늦게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담당 경찰은 “전과도 없고 그동안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쉽게 돈을 마련하겠다는 범죄의 유혹에 빠지면서 결국 학교로 돌아갈 수 있는 날이 더 멀어져 안타깝지만 범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이씨에 대해 야간 건조물 침입 절도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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