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경력 최고 UDT… 후배 구하러 나섰다가 참변

35년 경력 최고 UDT… 후배 구하러 나섰다가 참변

입력 2010-03-31 00:00
수정 2010-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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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한주호 준위는 누구 

“지난 일요일(28일) 등산하던 날 남편이 백령도로 떠나 얼굴도 보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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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구조작업 중 순직한 故 한주호 준위
천안함 구조작업 중 순직한 故 한주호 준위 30일 침몰한 천안함 실종자 구조활동을 위해 수중작업 도중 실신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해군특수전(UDT) 요원인 故 한주호 준위
연합뉴스


●”바쁘다며 내일 전화하겠다더니”

 천안함 실종 승조원 구조작업 중 순직한 고(故) 한주호(53) 준위의 부인 김모씨는 30일 남편의 순직 소식에 오열했다. 김씨는 “어제 남편과 두 차례 전화통화를 했으며 ‘배에 들어가는데 바쁘니까 내일 전화를 하겠다.’고 한 뒤 오늘은 전화가 없었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망망대해 아래 후배들을 찾겠다고 나선 선배는 영영 돌아올 수 없게 됐다.

 한 준위는 해군 수중폭파대(UDT) 중에서도 최고요원으로 꼽혔다.

 그는 지난 1975년 해군에 입대해 35년간 잠수 요원으로 활약했다. 국무총리 표창과 국방장관 표창 등을 수상했던 해군 최고의 베테랑 수중파괴전문가다.

 가장 나이 많은 선배로 해군 최초의 해외 파병부대인 청해부대 대원으로 아프리카 소말리아 해역에도 다녀왔다. 그는 지난 28일 이번 실종자 수색작업에 가장 먼저 참여했다. 선배로서의 솔선수범이었다.

●소말리아 파병 최고령 대원

 이제 군 생활은 길어야 5년밖에 남지 않은 그였다. 하지만 젊은 후배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먼저 나섰다. 50대의 나이에도 젊은 대원들과 함께 수색작업에 뛰어들었다.

 천안함이 침몰한 지 5일째인 이날 오후 지친 몸을 이끌고 또다시 바닷속으로 몸을 던졌다. 오후 3시쯤 함께 수색에 투입된 조원이 의식불명 상태인 한 준위를 수면위로 끌어올려 곧바로 미 해군 구조함으로 옮겼으나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한 준위는 미 해병단기과정을 수료했고 해군 수중파괴대(UD T전신) 소대장을 지냈다. 이후 특수전여단 대테러담당, 폭발물처리대 중대장, UDT 및 해군 해난구조대(SEAL) 소대장을 지냈다. 말 그대로 UDT의 산 증인이다.

●”군생활 편하게 할 수도 있지만 아직 아쉽다”

 한 준위는 청해부대 파병 전 한 인터뷰에서 전역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파병을 지원한 이유에 대해 “다른 사람들 말대로 군 생활을 편하게 할 수도 있지만 아직도 아쉽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다 후배 장병들을 구하겠다고 나선 길이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유족으로 부인 김씨와 학사장교인 아들과 대학생 딸을 두고 있다.

진해 강원식·서울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사진] 살신성인 故한주호 준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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