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개월 만에… 새누리 ‘김무성黨’ 탈바꿈

취임 2개월 만에… 새누리 ‘김무성黨’ 탈바꿈

입력 2014-09-20 00:00
수정 2014-09-20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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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인사 친박계 빼고 親金 대거 포진

취임 2개월을 갓 지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당 장악 행보가 가속도를 내고 있다. 김 대표가 잇단 인사를 통해 친박근혜계를 빼고 친김무성 성향의 인물들을 포진시키면서 당의 색채가 ‘박근혜당’에서 ‘김무성당’으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지도부 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의 멤버 9명 중 친박계로 분류되는 인물은 7·14 전당대회에서 2등을 한 서청원 최고위원과 호남 몫인 이정현 지명직 최고위원, 전당대회 이전 선출된 이완구 원내대표 등 3명이다. 전대 이전에는 최고위원 멤버 중 친박계가 7명으로 절대다수였다.

당의 자금·조직을 관장하는 사무총장은 친박 핵심 홍문종 의원에서 비박계(이재오계로 분류) 이군현 의원으로 바뀌었다. 특히 김 대표는 사무총장실의 실질적인 실무를 자신의 최측근인 강석호 제1사무부총장에게 맡겨 당무의 ‘척추’를 장악한 셈이 됐다. 전날 발표된 보수혁신특위 위원 면면이 김 대표와 가까운 비박계·개혁성향 초·재선 의원들로 채워진 것도 당의 ‘김무성화’를 바짝 앞당겼다는 평가다.

차기 총선 공천권을 갖고 있는 김 대표는 특히 대권 라이벌 관계에 있는 비박계 거물들을 ‘포섭’하는 식으로 세를 불리는 ‘용광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보수혁신특위 위원장으로 지명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도 대권 경쟁자인 김 위원장에게 전권을 맡기는 데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긋고 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그는 “무슨 일이든 전권을 맡길 수가 없고 중지를 모아야 한다”면서 “어디까지나 혁신위원은 혁신안을 만들고 당 의결기구인 최고위와 의원총회에서 안을 걸러야 한다. 김 위원장과 사전에 그런 이야기를 충분히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측근인 권오을 전 의원을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임명함으로써 외부 인사 대거 영입을 통한 당의 김무성화를 주요한 전략으로 예고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 18일 “천하의 영웅호걸과 인재들을 모시겠다”며 당을 ‘친김’ 인물들로 채우는 작업을 가속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 대표가 갈수록 대표로서의 보폭을 넓히며 목소리를 키우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그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 이례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매주 금요일 열리는 이 회의는 원내 수장인 이완구 원내대표가 주관해 상임위 등 각종 원내 현안, 대야협상을 챙기는 자리다. 김 대표가 주요당직자회의에 등장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그동안 세월호특별법 등 원내 현안은 이 원내대표에게 일임하며 거리를 유지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현 지도부 내에선 이정현 최고위원이 홀로 친박 지킴이 역할을 자처하는 형국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세비 반납’ 발언에 발맞춰 추석 보너스를 반납하고 야당의 ‘대통령 연애 발언’에 정면반박하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다. 전직 지도부를 지낸 한 친박계 의원은 “당장 내년에 선거도 없고 이변이 없는 한 2016년 총선까지 이 체제로 가지 않겠나”라면서도 “하지만 공천개혁 등 혁신작업이 제대로 성과를 못 내면 파열음은 언제든 터져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4-09-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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