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배 든 임종석…끝내 중도하차

독배 든 임종석…끝내 중도하차

입력 2012-03-09 00:00
수정 2012-03-0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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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임종석 사무총장은 9일 4ㆍ11 총선 공천 갈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무총장직과 서울 성동을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지난 1ㆍ15 전당대회에서 한명숙 대표 체제 출범 이후 1월18일 사무총장에 오른 지 52일 만이다.

임 총장 사퇴의 표면적 이유는 비리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임 총장은 자신의 전 보좌관 곽모씨가 2005∼2008년 삼화저축은행 측으로부터 1억여원을 받은 것을 공모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그는 곽씨의 금품수수 사실 자체를 몰랐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 배경은 총선을 앞두고 진행된 민주당의 공천이 당초 내걸었던 ‘공천혁명’과 괴리감이 있다는 당내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당내에서는 임 총장의 무죄 가능성이 높다는 여론이 압도적이지만 민주당 공천이 쇄신과 혁신에 실패했다는 비판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임 총장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한 달 전만 해도 민주당 지지율은 물론 접전지의 후보 경쟁력도 새누리당을 여유 있게 앞섰지만 새누리당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쇄신작업을 본격화하면서 당과 후보 지지율이 역전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또 임 총장을 비롯해 우상호 전략홍보본부장, 김기식 전략기획위원장 등 공천의 전략 등을 담당했던 실무라인인 486 인사들이 공천 과정의 불협화음을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도 임 총장을 압박한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통합정당 출범의 한 축인 이해찬 전 총리, 문재인 당 상임고문 등 ‘혁신과통합’이 8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사실상 임 총장 사퇴를 요구하자 더이상 버티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해석된다.

한 마디로 민주당 입장에선 공천과정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을 해소하고 쇄신공천의 길을 열기 위해 임 총장의 사퇴가 사태 해결의 물꼬라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했던 것이다.

실제로 임 총장의 사퇴는 이화영 김낙순 전 의원 등 비리 연루 혐의로 재판중이거나 유죄를 받은 다른 후보의 거취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임 총장의 사퇴는 당내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를 중용한 한 대표의 리더십에 흠집을 낼 전망이다.

한 대표는 “임종석의 억울함을 벗기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며 임 총장을 기용했지만 결과적으로 두 사람 모두에게 ‘독배’가 된 셈이다.

임 총장은 자신의 거취 논란이 불거졌을 때 한 대표에게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전달했지만 한 대표의 만류에 부딪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 총장의 한 측근은 “야권연대 성사 이후 책임 있게 수습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했다”고 말했다.

임 총장 역시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그는 한양대 총학생회장이던 1989년 전대협 3기 의장을 맡아 ‘임수경 방북사건’을 기획하고 2000년 16대 총선에서 34세의 최연소 의원에 당선되는 등 486 정치인의 대표주자로 통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임 총장의 사퇴를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자기희생으로 받아들이는 기류가 강해 정치적 재기의 기회는 언제든지 열려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정치권에선 임 총장이 현재 진행중인 재판에서 어떤 결과를 얻을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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