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보수 총결집 vs 야권 단일화로 승부수
4.27 재보선을 열흘 앞두고 여야 대결구도가 선명해지면서 주요 격전지에서 불꽃 튀는 선거전이 전개되고 있다.여야 모두 내년 총선ㆍ대선의 교두보 마련을 위해 필승을 다짐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지역발전론으로 승부수를 띄웠고,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정권심판론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동시에 야권이 후보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맞서 한나라당은 범여권세력 총결집에 나섰다.
강원과 성남 분당을, 경남 김해을 등 ‘빅3’ 지역에서 예측불허의 판세가 이어지면서 총력전 열기는 고조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 강원과 분당을에서는 ‘당 총력전’으로, 김해을에서는 김태호 후보의 ‘나 홀로 선거전’으로 승리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당 지도부의 지원이 강원에 집중됐다면 금주부터는 분당을에도 대거 투입된다. 안상수 대표는 19일 분당을 강재섭 후보와 수유리 4.19묘역에서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분당을 지원을 시작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협조관계’도 부각시키고 있다.
민주당이 손학규 대표를 내세워 대선 전초전으로 몰아가는 데 대해 범여권 지지세력 결집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한 핵심관계자는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가 대통령 특사로 해외를 방문하는 점 등은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원활한 협조관계를 뜻한다”며 “여권 지지층에 의미심장한 신호”라고 말했다.
강원에서는 강원 발전전략을 제시하는 동시에 ‘이광재 후광효과’를 적극 차단할 방침이다.
민주당 최문순 후보를 향해 “이광재 전 지사 뒤에 숨지 말고 전면에 나서라”는 공세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최문순 후보와 이광재 전 지사의 균열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안상수 대표는 18일 춘천행(行)에 이어 남은 선거기간의 5일 이상을 강원 표밭갈이에 나선다.
경남 김해을에서는 김태호 후보의 ‘1인 선거전’이 위력을 발휘, 추격의 실마리를 잡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핵심당직자는 “김 후보가 지난해 총리 인사청문회 때 불거진 일에 대한 반성의 의미를 선거 전면에 내세운 만큼 중앙당도 그 기조에 맞춰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한나라당은 각 지역에서의 ‘점조직’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소속 의원들이 후보와 같이 다니며 ‘세(勢) 과시’를 하기보다 각 지역 동창회, 동호회 등 개인적 연고를 바탕으로 공고한 네트워크를 구축, 조용한 ‘세 확보’를 한다는 것이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지역발전론을 이번 선거의 주된 기조로 하면서 야권의 정권심판론 공세에 맞서 범여권 지지세력을 결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 = 후보 단일화로 여야 간 대립구도가 명확해진만큼 젊은층의 투표를 최대한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 민노당 이정희 대표, 참여당 유시민 대표,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등 야4당 지도부는 ‘팀플레이’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야권 지도부는 지난 14일 춘천, 16일 원주에 이어 이날 김해와 순천에서 공동 유세전을 펼쳤다. 23-24일에는 네 지역을 한번 더 순회하며 막판 표몰이에 나선다.
야권 공조와는 별도로 ‘빅3’ 지역에선 당별로 전략을 촘촘히 가다듬고 있다.
민주당은 분당을에선 ‘조용한 선거’, 강원에선 ‘총력전’이라는 이원화 전략으로 승부를 걸었다.
특히 차기 대권주자인 손학규 대표가 나선 분당을에선 ‘인물론’을 집중 부각해 한나라당이 구사하는 ‘당 대 당’ 포석을 무력화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강봉균, 김진표, 노영민 의원 등 분당 소재 직장과 단체, 종교계와 연이 닿거나 인맥이 있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책임조를 편성해 매일 투입하기로 했다.
이들 의원에겐 ‘맨투맨’ 식으로 유권자에 다가서는 손 대표의 동선에서 벗어나 물밑에서 각계 주요인사들과 회동, 표몰이를 호소하는 역할이 맡겨졌다.
선거 초반 열세인 강원에선 사활을 건 총력전으로 승부를 뒤집는다는 계획이다. 지난 16일 30여 명의 국회의원이 출동해 원주에서 의원총회를 개최한 것은 이런 맥락이다.
민주당은 초반 열세가 ‘이광재 동정론’과 ‘강원도 홀대론’이 바닥민심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 박빙의 승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춘천 원주 강릉의 3대 핵심지역에 의원들을 집중 배치해 젊은층의 투표를 독려하기로 했다.
우상호 강원선대위 대변인은 “최문순 후보를 찍으면 이광재 전 지사도 함께 일할 수 있다”며 ‘1석2조론’을 폈다.
참여당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김해을의 특성을 감안해 이봉수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라는 점을 강조, 야권의 결집에 더욱 힘을 쏟기로 했다.
참여당 관계자는 “김태호 후보가 ‘나홀로 선거전’으로 바짝 뒤쫓고 있지만 야권이 제대로 결집하면 확실한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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