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내가 죽으면 청바지 입혀 화장을…”

[부고] “내가 죽으면 청바지 입혀 화장을…”

입력 2010-12-01 00:00
수정 2010-12-01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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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트 김 4년 투병 끝 별세

오랫동안 투병 생활을 하던 원로배우 트위스트 김(본명 김한섭)이 30일 오전 10시 40분쯤 별세했다. 74세.

고인은 2006년 9월 부산의 한 호텔에서 공연을 하다가 외상성 뇌출혈로 쓰러진 뒤 뇌수술만 세 차례 받는 등 4년이 넘도록 힘든 투병 생활을 해왔다. 아들인 준홍씨는 “아버지는 지난 3년여간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말도 못하는 상태로 병상에 누워 지냈다.”면서 “오늘 아침 돌아가실 때 눈물을 흘리셨다.”고 말했다.



1936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9년 신상옥 감독의 신필름에 연구생으로 들어가며 영화계에 입문했다. 1962년 영화 ‘동경서 온 사나이’가 데뷔작으로 알려져 있으나, 생전 인터뷰에서 고인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1962년 ‘아름다운 수의’를 촬영할 때 고인의 춤을 눈여겨본 신상옥 감독이 트위스트 김을 예명으로 지어줬다.

고인은 1964년 당대 청춘스타 신성일, 엄앵란 등과 함께 출연한 영화 ‘맨발의 청춘’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청바지와 청재킷 차림, 재치 있는 말솜씨와 뛰어난 춤솜씨가 트레이드 마크였던 고인은 1960~70년대를 정점으로 ‘오늘은 왕’ ‘성난 영웅들’ 등 160여편의 영화에서 개성파 조연 배우로 활약했다. 1 999년 영화 ‘그림일기’로 사실상 활동을 접었으나 2001년 악극 ‘아빠의 청춘’, 2005년 TV 드라마 ‘맨발의 청춘’에 출연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 들어서는 한 청춘스타와 관련된 친자설 발언으로 소송에 휘말리고, 예명을 도용한 성인 사이트와 소송을 벌이는 등 구설수에 올랐다. 고인은 2006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성인 사이트로 인해 겪었던 고통을 털어놓으며 “(한강에)자살하러 갔을 때 마지막으로 써 놓은 글이 있다. 청바지 1호가 트위스트 김 아닌가. ‘내가 죽으면 청바지 입혀서 화장을 시켜 달라’고 써놓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옥이씨와 아들 준홍, 딸 영신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쌍문동 한일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2일 오전 9시.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10-12-0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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