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제국주의·군사독재의 그늘 동아시아 ‘악의 평범성’ 풍자

日제국주의·군사독재의 그늘 동아시아 ‘악의 평범성’ 풍자

안동환 기자
안동환 기자
입력 2016-11-07 22:38
수정 2016-11-08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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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작가 17명 20일까지 ‘이매진展’

한국과 일본 양국 작가들이 우리 시대 ‘악의 평범성’과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을 주제로 한 풍자만화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필운동 갤러리 느티나무에서 개막해 오는 20일까지 계속되는 ‘2016 이매진전(Imagine展)-평화를 염원하는 예술가들의 풍자연대’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은폐를 고발하는 일본 작가 미시마 아유미의 ‘누가 그녀의 존재를 부인하기를 원하는가’  평화를 염원하는 예술가들의 풍자연대 제공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은폐를 고발하는 일본 작가 미시마 아유미의 ‘누가 그녀의 존재를 부인하기를 원하는가’
평화를 염원하는 예술가들의 풍자연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 의혹을 풍자한 한국 작가 이하의 ‘탱화 프로젝트3’ 평화를 염원하는 예술가들의 풍자연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 의혹을 풍자한 한국 작가 이하의 ‘탱화 프로젝트3’
평화를 염원하는 예술가들의 풍자연대 제공


일본 및 독일 제국주의의 폭력성을 그린 정재훈 작가의 ‘죽음과 굴종의 행렬 안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예술가들의 풍자연대 제공
일본 및 독일 제국주의의 폭력성을 그린 정재훈 작가의 ‘죽음과 굴종의 행렬 안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예술가들의 풍자연대 제공
●위안부·오키나와 미군기지 건설 등 담아

한·일 작가 17명을 한자리에 서게 한 공감대는 ‘동아시아의 평화와 양심’이다. 작가들의 시선이 머무는 지점은 미시적이고 구체적이다.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가 지난해 결정한 ‘위안부 합의’부터 한·미·일 3국이 추진하고 있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한국의 국정교과서 추진과 일본의 오키나와 미군기지 건설 등에 은폐돼 있는 ‘악의 평범성’이다.

독일 철학자 해나 아렌트가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보면서 깨닫게 된 인간의 본성이 바로 ‘악의 평범성’. 성실한 공무원이었던 아이히만은 수많은 유대인을 처형한다. 단지 상부의 명령이라는 이유로. 양심의 가책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강제 동원 징용자 등이 ‘평범한 악’의 피해자”

한국 작가들이 풍자한 그림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씨와 그의 국정농단을 도운 관료들의 ‘무능성의 성실함’도 담겨 있다. 시사만화가 고경일 상명대 교수는 “이런 성실함은 국민의 ‘의무’라는 미명 아래 ‘자신의 양심을 비우고 국가의 명령에 조건 없이 복종하는 행위’로 정치를 대체시켰으며 이는 일본 제국주의와 전쟁범죄 부역자들, 한국의 군사독재 정권 현상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일제에 의해 강제 동원된 징용 피해자, 4·3 민중항쟁 시기 학살당하고, 독재 정권의 폭력에 고통받은 시민들이 이런 악의 평범성의 피해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전시회에는 ‘평화의 소녀상’ 작가로 유명한 김운성·김서경 부부 등 한국 작가 13명과 일본의 ‘행동하는 양심’으로 평가받는 풍자만화가 하시모토 마사루 등 일본 작가 4명이 참여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6-11-08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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