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종성 ‘한국어 어휘와 표현’ 발간

소설가 김종성 ‘한국어 어휘와 표현’ 발간

입력 2015-09-30 18:08
수정 2015-09-3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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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독서편력 바탕... 10년간 준비과정 거쳐 5년동안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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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년 남짓에 이르는 지은이의 독서편력에서 비롯된 방대한 분량의 어휘와 표현을 실제 글쓰기에 응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나왔다. ‘한국어 어휘와 표현’(서정시학 펴냄)은 소설가 김종성이 10년동안 준비하고 5년동안 집필한 것이라고 한다. 200자 원고지 7500장 분량으로 최근 전 3권을 완간했다.

 고려대 인문대학 조교수이기도 한 지은이가 철저하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자신의 ‘소설 창작을 위한 어휘 노트’와 ‘글쓰기 강의 노트’를 기반으로 좋은 글을 쓰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1권은 ‘파생어· 합성어· 신체어· 친족어· 속담’, 2권은 ‘관용어· 한자성어· 산업어’, 3권은 ‘고유어’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대한제국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학자와 문인들의 글에서 채록한 6898개 어휘를 표제어로 삼았다. 언어 이론은 최소화하고 어휘 및 어휘 풀이, 문장 용례를 풍부하게 담아 글쓰기 학습에 참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밥바라기’라는 어휘는 ‘저녁에 서쪽 하늘에 보이는 금성’이라는 풀이가 먼저 보인다. 다음 ‘?우리는 웅덩이에 낯을 씻고/씻은 낯을 개밥바라기에게 비춘다’는 장석남의 시 ‘개밥바라기가 옹관같은 눈동자로’의 용례를 소개한다.

 ‘어릿광대’는 ‘정작 광대가 나오기 전에 먼저 나와서 우습고 재미있는 언행으로 판을 어우르는 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광대는 꽃부채를 펴들고 몸을 꼲으면서 줄을 타고 앉았다 일어섰다 용춤을 추다가, 아래서 어릿광대가 “여봐라 말들어라” 먹이면, 줄위의 광대는 “오오냐, 말만 던져라”하면서 재담을 주고받는다’고 심훈의 소설 ‘상록수’를 인용한다.

 ‘오지랖 넓다’는 표현은 ‘주제 넘게 아무 일에나 쓸데없이 참견하다’라는 의미와 함께 ‘?그렇게 계도 많이 하고 오지랖도 넓고, 그러면서 하숙까지 치는 걸 보면 참 어지간해요?’라는 은희경의 소설 ‘새의 선물’의 한 대목을 제시한다.

 지은이는 글쓴이의 특수성과 지역성을 고려해 어휘와 문장 용례를 채록하는 한편 문학작품뿐만 아니라, 비문학작품에서도 어휘와 용례를 채록했다고 한다. 책 끝에는 ‘어휘 찾아보기’를 넣어 어휘용례사전으로도 쓸 수 있도록 했다. 글쓰기가 두려웠던 한국인은 물론 한국어 독해력과 문장력을 키워보려는 외국인들에게도 좋은 지침서 될 수 있다.

 강원도 태백에서 성장한 김종성은 1986년 월간 ‘동서문학’ 제1회 신인문학상에서 탄광촌을 다룬 중편소설 ‘검은 땅 비탈 위’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다. 연작소설집으로 ‘탄(炭)’과 ‘마을’, 중단편집으로 ‘연리지가 있는 풍경’, ‘금지된 문’, ‘말 없는 놀이꾼들’ 등이 있다. 2006년에는 제19회 경희문학상을 소설 부문에서 수상했다.

 서동철 기자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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