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책시장 구세주 될까..하루키 판권경쟁 과열 조짐도 신경숙 새소설 베스트셀러 2위..국내 문학계도 기지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파울로 코엘료, 댄 브라운 등 ‘빅3’가 신작을 들고 국내 독자들을 찾아온다.출판불황을 한 방에 날려줄 대어(大魚)에 목말라 있던 국내 출판계는 ‘빅3’의 귀환에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이 가운데 출판계 최대 화제작은 단연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장편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의 순례의 해’.
하루키가 3년 만에 내놓은 이 소설은 일본에서 발간 6일 만에 발행 부수 100만 부를 기록했다. 발간 12일 만에 100만 부를 찍은 전작 ‘1Q84’의 판매 속도를 능가한다.
하루키의 새 소설은 국내에서도 출간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Q84’를 펴낸 문학동네를 비롯해 김영사, 민음사, 웅진씽크빅, 문학사상사 등 내로라하는 국내 출판사들이 판권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입찰 제안서 마감일은 다음 달 20일. 판권을 가져갈 국내 출판사는 다음 달 말쯤 결정 날 것으로 알려졌다. 약 2개월간의 번역, 표지 제작 과정 등을 감안할 때 하루키의 새 소설은 이르면 7월 국내 독자들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 출판사가 판권을 따낼지 못지않게 선인세도 관심거리다. 3년 전 ‘1Q84’는 1억엔(약 11억원)의 선인세를 제시한 출판사도 판권을 따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키가 ‘흥행보증수표’인데다 새 소설의 일본 내 인기가 ‘1Q84’를 뛰어넘고 있어 선인세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게 국내 출판계의 관측이다.
새 소설 출간에 앞서 출판사들은 ‘하루키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판권을 사들인 민음사는 오는 9월 ‘상실의 시대’를 원제목인 ‘노르웨이의 숲’으로 새롭게 펴낼 예정이다.
지난해 하루키의 에세이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두 번째 무라카미 라디오’를 펴낸 김영사는 이번주 초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세 번째 무라카미 라디오’를 선보인다.
베스트셀러 ‘연금술사’로 유명한 브라질 작가 파울로 코엘료도 신작 ‘아크라에서 발견된 문서’(Manuscript Found in Accra.한국어판 제목 미정)로 국내 독자들과 만난다.
코엘료의 소설을 소개해온 문학동네는 코엘료의 신작을 올가을 발간할 예정이다. ‘연금술사’를 비롯해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오 자히르’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큰 화제를 모았던 코엘류는 이번 소설에서 11세기 말 십자군의 공격을 눈앞에 둔 예루살렘 사람들과 한 현인의 이야기를 통해 깊이 있고 울림 있는 삶의 깨닮음을 전한다.
출판사 자음과모음은 코엘료의 트위터 글을 모은 ‘마법의 순간’을 이달 말 발간한다.
코엘료는 전 세계적으로 730만 명에 이르는 팔로어를 거느린 ‘파워 트워터리언’. “당신은 제일 어려운 일에 도전해보는 게 어떨까요. 바로 사랑을 보여주는 일 말입니다”, “삶에 후회를 남기지 말고, 사랑하는데 이유를 달지 마세요” 등 삶의 잠언을 트위터 단문에 담았다. 황중환 조선대 교수가 삽화를 그렸다.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다빈치코드’의 저자 댄 브라운의 신작 ‘인페르노’(Inferno)는 다음 달 1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먼저 출간된다.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서 모티브를 얻은 ‘인페르노’는 초판만 400만 부를 찍었을 정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다빈치 코드’의 주인공이었던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 교수가 이번엔 이탈리아를 무대로 모험을 펼친다. 국내 주요 출판사들이 ‘인페르노’ 판권을 놓고 물밑 경쟁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깊은 침체에 빠져 있던 국내 문학계도 모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신경숙의 새 소설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한국출판인회의가 발표한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혜민 스님의 에세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18일 출간된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현재까지 10만 5천 부가 출고됐고 2만 부의 추가 주문이 들어온 상태다.
이 같은 뜨거운 반응은 신경숙이라는 작가의 힘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그만큼 국내 독자들이 ‘이야기’에 목말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범신의 신작 ‘소금’도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10위에 올랐다.
출판계 관계자는 “그동안 힐링을 내세운 자기계발서가 베스트셀러를 휩쓸었는데 국내 출판시장이 잘 되려면 무엇보다 좋은 소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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