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물 CDS, 올해 들어 456% 상승
월가는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확률을 최고 80%로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럼에도 이 사태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 포기)로 악화할 것이란 관측은 여전히 높지 않다.
16일(현지시간) CNN 머니에 따르면 전문 분석기관 팩트셋은 그리스 채권 신용 부도 스와프(CDS) 1년 물 프리미엄이 올해 들어 456%나 치솟았다고 밝혔다.
CDS 5년 물도 같은 기간에 95% 상승했다.
바클레이스의 지거 파텔 여신 전략가는 이런 수치는 그리스의 디폴트 확률이 75∼80%라는 시장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린지 그룹의 피터 부크바르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도 16일자 고객보고서에서 “디폴트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진다”고 말했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잰 랜돌프 채권 위기 책임자도 CNN 머니에 “그리스 사태가 막판에 타결될 가능성이 전보다 희박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채권단이 (초강경한) 알렉시스 치프라스 정권과의 협상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CNN 머니는 또 시장이 그리스 부도 가능성이 러시아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팩트셋 CDS 시장 추이에 의하면 1천만 달러 어치의 그리스 채권을 1년간 보증하는 비용이 360만 달러로 러시아의 35만 5천 달러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비교됐다.
러시아는 유가 회복 등으로 CDS 프리미엄이 올해 들어 25% 하락했음을 CNN 머니는 지적했다.
반면, 그리스 증시는 16일 3% 하락한 것을 포함해 최근 3 거래일에 모두 13% 폭락했다고 CNN 머니는 전했다.
그럼에도 그렉시트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됐다.
IHS의 랜돌프는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는 것은 유로 탈퇴와는 다른 맥락이라면서 “2∼3단계 더 가야 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럴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리스가 새 통화를 선택하는 것은 정치적 자살 행위”라면서 “그리스 정부와 국민 누구도 가만히 앉아서 소득과 자산 가치가 60% 가량 깎이는 것을 원할 리 없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전한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 린치(BOAML)의 펀드 매니저 조사도 유사하게 나왔다.
전 세계의 펀드 매니저 15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5%만이 그리스가 유로지역에서 떨어져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다수는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을 점쳤다.
이와 관련, 이들 펀드 매니저의 현금 보유 비중이 지난달 4.5%이던 것이, 이달에는 4.9%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유로 취약 국의 채권 수익률도 일제히 상승했다.
로이터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10년 만기 스페인 국채 수익률은 이날 연 2.55%로 16베이시스포인트(1bp=0.01%) 뛰면서 8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최소한 1994년 이후 최장기 상승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이탈리아 국채 10년 물도 이날 15bp 상승해 2.48%를 기록했으며, 같은 만기의 포르투갈 국채도 3.42%로 16bp 올라간 것으로 각각 집계됐다.
반면, 독일 국채 10년 물 수익률은 3bp 하락한 0.8%를 기록해, 안전 자산 수요가 늘어났음을 반영했다.
채권 수익률 하락은 그만큼 시세가 뛰었다는 의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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