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에도 은행들만 노났다… “4월 예금, 작년 한해보다 많아“

코로나 쇼크에도 은행들만 노났다… “4월 예금, 작년 한해보다 많아“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20-06-22 14:54
수정 2020-06-22 14:5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크루지 맥덕’ 한 장면.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크루지 맥덕’ 한 장면.
미국에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경기가 활력을 잃었지만 은행 예금은 유례없이 늘어났다.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1월 이후 지난 3일까지 은행 예금이 2조 달러(2424조원 상당)가 늘어났다고 미국 경제전문 채널 CNBC가 미연방예보공사(FDIC) 자료를 인용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은행에 이같은 현금 유입 홍수를 이룬 것은 사상 유례가 없다. 지난 4월에 8650억 달러(1048조원)가 늘었고, 이는 전년도 전체보다도 더 많다. 4월의 미국인 개인 저축률은 33%에 이르렀다.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같은달 실질 소득은 10.5% 감소했지만 실업수당과 1200달러(140만원 상당)의 정부 보조금 덕분에 일부 근로자의 평균 소득이 오히려 늘어났다.

이런 금액이 은행으로 유입된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핸 최고경영자(CEO)는 “잔고가 5000달러(600만원 상당) 이하인 계좌가 팬데믹 이전보다는 40% 이상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미국 상업 은행들의 예금 추이. CNBC
미국 상업 은행들의 예금 추이. CNBC
특히 2008년 금융위기에서 살아남은 메카 뱅크가 최대 수혜자이다. 예금은 상위 25개 은행에 3분의2 이상이 몰렸다. JP모건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등에 집중되면서 이들의 1분기 성장률은 나머지 산업을 압도하고 있다.

지난 3월 주정부가 셧다운 조치를 시행하자 보잉과 포드 등 대기업들이 즉시 수백억달러를 신용대출로 끌어모아 대형 은행에 예치해두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자택에서 대피하는 동안 실업급여나 1200달러의 정부 지원금을 쓸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은행들은 경기 침체의 와중이어서 대출에 신중하다. 오토노머스 리서치 애널리스트인 브라인언 포런은 “어떤 식으로 봐도 이런 성장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현금이 넘치는 은행들은 돈 더머 속에 헤엄치는 스크루지 맥덕과 같다”고 비판했다. 스크루지 맥덕은 ‘크리스마스 캐럴’에 등장하는 구두쇠 스크루지를 차용해 도널드 덕을 제작한 디즈니의 만화영화 캐릭터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