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러 피란민 기차역 공격 비난에 “근거도 없이… 조사결과 기다려야”(종합)

中, 러 피란민 기차역 공격 비난에 “근거도 없이… 조사결과 기다려야”(종합)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2-04-11 18:39
수정 2022-04-1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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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 中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

자오 “어떤 혐의도 사실에 근거해야”
“러-우크라 서로 다른 목소리 내고 있어”
“中은 공정·독립적으로 조사할 것 지지”
젤렌스키 “악이 한계가 없어, 책임 물을 것”
EU “피란민 탈출 차단”…러 “우크라 자작극”
젤렌스키 “한국, 러 막을 군사장비 도와달라” 
피란민이 이용하는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의 철도역이 8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어로 ‘어린이를 위해’라고 적힌 대형 로켓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2022.04.08 AFP연합뉴스
피란민이 이용하는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의 철도역이 8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어로 ‘어린이를 위해’라고 적힌 대형 로켓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2022.04.08 AFP연합뉴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AP 연합뉴스
러시아 우방국인 중국이 침공한 러시아군을 피해 피란길에 나선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몰린 기차역을 미사일로 폭격해 최소 50명이 숨지는 등 35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이는데 대해 “각국이 이유도 없이 비난해서는 안 된다”면서 “조사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며 또다시 러시아를 두둔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 동부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에서 발생한 미사일 공격이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비난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에 대한 평론을 요구받고 “기차역 피습에 관한 진상과 원인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면서 “동시에 우리는 인도적인 문제가 정치화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자오 대변인은 “어떠한 혐의도 사실에 근거해야 하고,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각국은 이유 없이 비난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면서 “냉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관련 상황을 두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중국은 관련 사건을 공정하고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조사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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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공격으로 피해 입은 우크라이나 피란민 열차
미사일 공격으로 피해 입은 우크라이나 피란민 열차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의 철도역에 대형 로켓 2발이 떨어지면서 피해를 입은 열차의 내부 모습. 이 사건으로 피란 열차를 기다리고 있던 어린이 5명을 포함해 최소 52명이 숨졌다. 2022.4.10 크라마토르스크 로이터 연합뉴스
러, 수천명 몰린 기차역에 미사일 쏴
“쾅쾅 소리 후 섬광, 사람 갈갈이 찢겨”

러시아어로 ‘우리 아이들을 위해’
미 “러가 단거리 탄도미사일 쏴”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 8일 러시아군이 쏜 토치카-U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 동부 도네츠크주(州) 북부 도시 크라마토르스크의 기차역을 타격했으며, 이로 인해 최소 52명이 사망하고 30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사망자에는 어린이 5명도 포함됐다. 

공격 이후 역 주변은 이미 숨지거나 부상한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고, 이들의 소지품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등 아비규환이었다.

당시 목격자들은 쾅 쾅 소리와 함께 섬광이 보이자 파편이 날아들었고 사람들이 갈갈이 찢겨져 뼈와 살점들이 사방에 튀었다고 전했다. 사건 당시 역 안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주민 옐레나 칼레몬바씨는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에 “도처에 사람들이 있었다. 떨어져 나간 팔다리와 살점, 뼈들이 사방에 널려있었다”고 말했다.

AFP통신과 만난 나탈리아 씨는 “폭발음이 두 번 들렸다. 몸을 피하려고 벽 쪽으로 달려갔다. 피투성이가 된 사람들이 역 안으로 들어가고, 땅바닥 여기저기에 시체가 있었다”고 러시아군의 미사일이 떨어졌을 때의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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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참사 현장에 흩어진 피란민 소지품들
미사일 참사 현장에 흩어진 피란민 소지품들 8일(현지시간) 미사일 공격 참사가 발생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의 철도역 주변에 가방과 유모차들이 흩어져 있다. 이날 철도역에는 대형 로켓 2발이 떨어져 피란 열차를 기다리고 있던 어린이 5명을 포함해 최소 52명이 숨졌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텔레그램 제공] 2022.4.10 크라마토르스크 로이터 연합뉴스
역 인근에서 수거된 미사일 잔해에는 러시아어로 ‘우리 아이들을 위해’라는 흰색 페인트 문구가 발견됐다. 이는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2014년 1차 돈바스 전쟁 발발 후 그들의 손실을 언급하면서 반복적으로 썼던 표현이다.

공격을 받은 역사에는 기차로 피란하려던 여성과 어린이 등 피란민 4000명이 있었다고 도네츠크주 당국은 밝혔다. 그러나 피란민 다수는 피란길에 오르기도 전에 숨졌다.

앞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돈바스 지역과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등에 대한 러시아의 대대적인 공격이 임박했다고 보고 지난 6일 해당 지역에 긴급 대피령을 내렸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에서 발생한 미사일 공격을 규탄하고 있다. Команда Зеленського 페이스북. 2022.04.09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에서 발생한 미사일 공격을 규탄하고 있다. Команда Зеленського 페이스북. 2022.04.09
“러, 대량살상무기 집속탄 사용”
2008년 사용금지…러는 참여 안해

젤렌스키 “러 전쟁범죄, 기차역 공격
관련 모든 이들에게 책임 물을 것”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특히 이날 공격에 대량 살상 무기인 ‘집속탄’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안에 새끼 폭탄 수백 개가 들어있어 넓은 지역에서 다수의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무기다. 비인도적 무기라는 공감대 속에 2008년 100여국이 집속탄 사용 금지에 동의했으나 러시아는 여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도 언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쏜 미사일이 SS-21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밝혔다. SS-21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토치카-U를 일컬을 때 사용하는 이름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에서 공격 당시 기차역 주변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없었다면서 러시아가 무차별적으로 민간인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군이 퇴각한 뒤인 지난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부차의 한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자세 그대로 숨진 민간인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 시신의 주인공은 지난달 5일 주민들과 군인들을 위해 음식 조리 자원봉사를 하고 귀가하다 변을 당한 이리나 필키나인 것으로 8일 알려졌다.
러시아군이 퇴각한 뒤인 지난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부차의 한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자세 그대로 숨진 민간인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 시신의 주인공은 지난달 5일 주민들과 군인들을 위해 음식 조리 자원봉사를 하고 귀가하다 변을 당한 이리나 필키나인 것으로 8일 알려졌다.
그는 “크라마토르스크역 공격의 배후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책임을 묻겠다”면서 “전 세계의 노력으로 누가 명령을 내렸는지, 로켓이 어디에서 날아왔는지, 누가 명령을 전달하고 어떻게 공격했는지 분명히 밝혀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역내 피란민을 겨냥한 이번 공격이 최근 부차 학살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또 다른 전쟁 범죄라며 “여기에 관련된 사람은 전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들이 저지르는 ‘악’에는 한계가 없다. 이를 처벌하지 않으면 그들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국제사회에 경고했다.

서방권에서도 규탄 성명이 잇따랐다. 같은 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키이우(키예프)를 방문 중인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는 트위터에 “이 부당한 전쟁을 피하려는 민간인의 탈출로를 차단하고 인간적 고통을 야기하는 또 다른 시도”라고 밝혔다. 미국도 “끔찍하고 충격적인 일”이라며 러시아를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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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키이우 전격 방문한 존슨 영국 총리
우크라이나 키이우 전격 방문한 존슨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시내를 걷고 있다. 존슨 총리는 러시아와 교전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해 “21세기 들어 가장 위대한 군사적 위업을 이뤘다”고 칭송하고 군사적?경제적 지원을 약속했다. 존슨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사전에 공개되지 않은 ‘깜짝 방문’이었다. 2022.4.10 키이우 로이터 연합뉴스
러 “우크라 정부가 탈출 막으려 자행”
러시아는 이번 일이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행한 ‘자작극’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당국이 주민들의 대량 탈출을 막고서 이들을 자국군 병력 주둔지 방어를 위한 ‘인간 방패’로 삼으려 했다”며 주장했다. 또 해당 미사일은 우크라이나군들만 사용하는 것이라며 러시아군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한국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한 화상 연설에서 한국 정부의 대(對)우크라이나 지원에 감사를 표한 뒤 “러시아 배, 러시아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군사 장비가 한국에 있다”면서 “저희가 러시아에 맞설 수 있도록 대한민국에서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나라가 독립을 가질 권리가 있다. 모든 도시들은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고, 모든 사람들은 전쟁으로 인해 죽지 않을 권리가 있다”면서 “우리는 바로 이런 것을 위해 싸우고 있다. 이런 것들을 위해 우리와 함께 서서 러시아에 맞서기를 부탁드린다”고 거듭 지원을 요청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화상연설을 하고있다. 2022.04.11 정연호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화상연설을 하고있다. 2022.04.11 정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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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AP-D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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