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서비스기업 칭콩커창 수석 매니저
중국 정부와 베이징시는 지난해 6월 고서점이 들어섰던 중관춘의 한 골목을 창업 거리로 개발했다. 경제가 고속성장에서 중속성장으로 바뀌는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시대를 맞아 중국은 창업을 제2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매년 1300개의 기업이 새로 생기는 이 거리에는 ‘창업 카페’처럼 창업을 돕는 서비스 기업도 100개에 이른다. 정부와 창업자의 다리가 되어주는 창업 서비스기업 중 하나인 칭콩커창(淸控科創)의 수석 매니저 녜리사(?麗霞·33)를 만나 중국의 창업 지원 시스템에 대해 들어봤다.
-정부가 설립한 창업 인큐베이터이다. 정부가 창업자를 일일이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서비스 기구를 만든 것이다. 우리 회사도 정부와 칭화대가 공동 출자해 만들었다.
→주로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나.
-서비스 기업마다 업무가 다르다. 설립 신고, 정부 정책 해설, 세무 및 법률 서비스, 투자자 연결, 리스크 관리, 재무 관리, 지적 재산권 보호, 사무실 임대료 보조 등이 있다. 이 거리에 오면 창업 업무는 다 처리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창업 서비스 기업의 경비는 모두 정부가 지원하나.
-주로 정부가 지원하지만 창업 기업으로부터 약간의 수수료도 받는다. 정부가 일률적으로 자금을 주는 게 아니라 서비스 기업 간 경쟁을 붙여 실적대로 차등 지급한다.
→정부 지원을 받으면 규제가 따르지 않나.
-불법 행위를 하지 않는 한 별다른 규제는 없다.
→바이두와 샤오미처럼 이곳에서 성공한 기업들이 신생기업을 도와주나.
-많은 도움을 준다. 정기적으로 자금을 출연하고, 창업 강좌도 연다. 이곳에서 출발한 대기업 대부분은 자체 창업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창업자를 지원한다.
→실패한 기업도 많이 나오지 않나.
-창업 기업 중 30%는 1년을 버티지 못한다. 그러나 이곳에선 실패가 굴욕이 아니다. 다시 도전할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아이디어와 기술만 좋다면 투자자는 계속 생긴다.
→외국인들도 창업하나.
-우리 회사가 지난해 400개 기업의 창업을 도왔는데 그중 60개 기업이 외국인들이 세운 것이다. 한 한국 유학생은 아동복을 코디해주는 인터넷 기업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아동복에 관심이 많은 중국 엄마들을 겨냥한 창업이었다.
→창업에 거품은 없나.
-정부의 강력한 창업 정책과 지원으로 열기가 후끈 달아오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창업 기업이 인터넷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1차, 2차, 3차 산업 등 실물경제와 연동돼 있어 창업 열기가 식는다고 거품이 꺼지듯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창업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5-05-1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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