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3년 만에, 아들은 태어나 처음 봐요” 멜버른 공항서 해후

“아내는 3년 만에, 아들은 태어나 처음 봐요” 멜버른 공항서 해후

임병선 기자
입력 2020-12-11 14:40
수정 2020-12-1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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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장 위구르족 출신 사담 압두살람(오른쪽)이 10일 호주 멜버른 공항에서 태어나 처음 만나는 세 살 아들 러프티를 팔에 안은 채 2017년 중국에서 돌아온 뒤 3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아내 나딜라 우마이어와 감격의 해후를 하고 있다. 로이터 사진설명은 시드니 공항이라고 기재했는데 이는 실수인 것으로 보인다. 사담 압두살람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신장 위구르족 출신 사담 압두살람(오른쪽)이 10일 호주 멜버른 공항에서 태어나 처음 만나는 세 살 아들 러프티를 팔에 안은 채 2017년 중국에서 돌아온 뒤 3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아내 나딜라 우마이어와 감격의 해후를 하고 있다. 로이터 사진설명은 시드니 공항이라고 기재했는데 이는 실수인 것으로 보인다.
사담 압두살람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신장 위구르족 출신으로 호주에 살고 있는 사담 압두살람이 10일(현지시간) 멜버른 공항에서 아내 나딜라 우마이어와 3년 만에 감격의 해후를 했다. 세 살 난 아들 러트피와는 태어나 처음 만났다.

우마이어는 3년 전부터 가택 연금을 당한 상태였다. 호주 정부가 이들 가족의 딱한 사연을 듣고 외교 협상을 끈기있게 벌여 마침내 중국 당국은 우마이어와 러트피의 석방을 허용했고 이날 감격적인 재회를 가졌다. 부부는 감동적인 사진들을 트위터에 올리며 “호주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적었다.

10년째 호주에서 살고 있는 압두살람은 2016년 여자친구인 우마이어와 결혼식을 올리려고 중국을 찾아갔다. 이듬해 일 때문에 호주로 돌아왔고, 우마이어는 배우자 비자를 얻기 위해 중국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 해 러트피가 태어났다. 아들이 보고 싶었던 압두살람은 방문 비자를 신청했는데 중국은 거부했다. 아내는 출산 직후 2주나 당국에 구금을 당했다. 그 뒤 풀려났지만 여권이 위조됐다며 호주로 떠날 수 없으며 집 밖으로도 나가도 안된다고 했다.

2년 동안 호주 정부는 그의 아내와 아들이 중국을 떠날 수 있도록 초청장을 발부했지만 중국은 거부했다. 아내는 호주 국적이 없지만 아들은 압두살람의 피를 물려받았으니 당연히 호주 국민이라고 주장했는데 중국도 이것은 인정했다. 지난 2월 25일 중국은 두 사람의 결혼이 합법적이지 않으며 우마이어 본인도 중국에 머무르길 원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리가 호주 TV 프로그램 인터뷰를 통해 거짓말들을 늘어놓을 때 압두살람은 아내와 아들 사진에 공문서를 발송하거나 접수한 시각을 문서에 찍는 타임 스탬프가 찍힌 사진을 올렸는데 “난 이 나라를 떠나 남편과 있고 싶다”는 아내의 희망을 적었다.

그는 호주 외교부가 “믿기지 않는 일을 해냈다”면서 “이런 날이 올줄 몰랐다.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해준 모든 이들에게 진정어린 감사를 드리고자 한다, 아울러 바라건대 우리 위구르인들이 가족과 모두 재회하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중국 정부가 소수민족 위구르인들의 문화를 말살하고 한족 및 중국 문화에 복속시키려고 100만명 이상을 재교육 캠프에 수용하는 등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호주와 영국, 미국,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39개국이 공동으로 위구르족 인권 유린을 규탄하는 행동 그룹을 결성했다. 종교, 운동,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물론 강제 노동, 산아 제한을 강요한다는 보도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화웨이가 군중 속에서 위구르족의 얼굴을 안면인식 기술로 확인한 뒤 이를 당국에 통보하는 소프트웨어 ‘위구르 경보’를 테스트했다는 보도가 나와 프랑스 축구 스타 앙투안 그리즈만(29·바르셀로나)이 화웨이와의 스폰서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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