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 출처=MBN 화면 캡처
가짜 신분증으로 구스만과 면회를 하고, 탈옥한 구스만과 체포 직전에 밀회를 즐긴 것으로 보이는 이 여성 의원은 면책 특권을 박탈당했다.
14일(현지시간) 밀레니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멕시코 하원은 전날 찬성 414표 대 기권 37표로 연방검찰이 요청한 루세로 과달루페 산체스(27) 시날로아 주 의원의 면책 특권 박탈 안을 가결했다.
산체스 의원은 2014년 9월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외곽의 알티플라노 교도소에 수감 중인 구스만을 면회하면서 가짜 신분증명 서류를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혐의가 인정되면 산체스 의원은 최소 6년에서 최대 12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연방검찰은 또 산체스 의원이 새해 전날인 작년 12월 31일 탈옥한 구스만을 모처에서 만나 하룻밤 밀회를 즐긴 것으로 보고 있다.
구스만은 2015년 7월 멕시코시티 외곽의 알티플라노 연방 교도소에서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인 독방 샤워실 바닥과 교도소 외곽 1.5㎞가량 떨어진 건물로 연결된 땅굴을 파 탈옥했다.
이후 구스만은 탈옥 6개월 만인 지난 1월 8일 자신이 이끄는 마약조직 ‘시날로아’의 근거지가 있는 서북부 시날로아 주의 한 은신 가옥에 숨어 있다가 멕시코 해군과 교전 끝에 검거됐다.
연방검찰 관계자는 “구스만이 체포 당시 머문 은신 가옥 인근에 주차된 차 안에서 산체스 의원의 운전면허증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구스만이 산체스 의원이 기르는 두 아이의 아빠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체스 의원의 남편은 그녀가 최연소 주 의원이 됐던 2013년 7월 집 앞에서 의문의 총격으로 숨진 바 있다.
산체스 의원은 “동료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부패를 덮기 위해 자신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며 구스만과의 유착 관계를 부인하고 있다.
구스만의 여성 편력은 화려하다. 그는 탈옥 후 도주 중에 멕시코 여배우 케이트 델 카스티요와의 염문설을 낳기도 했다.
델 카스티요는 구스만이 멕시코 연방교도소를 탈옥한 지 3개월이 지난 지난해 10월 미국 영화배우 숀 펜이 구스만을 인터뷰할 수 있도록 가이드 역할을 하는가 하면, 구스만과 ‘끈끈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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