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공연한 여성비하 ‘믿는구석’ 있다”

“트럼프 공공연한 여성비하 ‘믿는구석’ 있다”

입력 2016-05-02 17:12
수정 2016-05-0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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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논설위원 분석…“힐러리 겨냥 무의식적 편견 자극”

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여성 비하를 되풀이하는 데는 경쟁자인 민주당 유력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겨냥한 냉철한 계산이 숨어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2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칼럼니스트 니컬러스 크리스토프는 트럼프가 남성 특혜를 누리려고 클린턴 전 장관이 여성특혜를 누린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크리스토프는 “클린턴 전 장관이 이른바 ‘여성카드’를 쓰는 게 아니라 트럼프가 ‘남성카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효과가 전혀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코미디언 로지 오도넬, 폭스뉴스 앵커 매긴 켈리, 공화당 내 경쟁자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부인, 크루즈가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 회장 등을 막말로 비하했다.

최근 들어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유력한 민주당 후보로 부각되자 그가 여성이기 때문에 선전하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공석에서 계속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의 잇따른 여성 비하를 두고 여성권에 ‘융단 폭격’을 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그가 통상적으로 실언에 해당하는 이런 발언을 왜 자꾸 꺼내는지를 두고 이렇다 할 해석이 나오지 않고 있다.

크리스토프는 트럼프의 공공연한 여성 비하가 계산된 책략일 수 있다며 이를 뒷받침하는 여러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골드버그 패러다임’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똑같은 내용의 에세이나 연설은 저자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남녀 모두에게서 더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름만 존, 제니퍼로 다르게 기재한 서류를 취업 심사에 보냈을 때도 남성 이름인 존이 붙었을 때가 여성 이름인 제니퍼가 붙었을 때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다.

또 음악 오디션 때도 칸막이로 연주자를 가리면 여성 연주자가 뽑힐 확률이 50% 더 높아진다는 실험 결과도 있었다.

스페인의 법관 임명과정, 이탈리아 학술위원회 평가를 분석할 때는 심지어 여성이 여성에게 더 혹독한 평가를 하기도 했다.

크리스토프는 클린턴 전 장관을 겨냥한 트럼프의 ‘남성 카드’가 이런 배경에서 유권자들의 무의식을 자극해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오늘날 공공연하게 여성을 억압하는 사례는 없지만 여성을 향한 편견, 가부장적 태도는 남녀를 불문하고 무의식적으로 지니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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