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자병’ 10대 멕시코 추방 모면…모친은 LA로 추방

미국 ‘부자병’ 10대 멕시코 추방 모면…모친은 LA로 추방

입력 2015-12-31 15:37
수정 2015-12-3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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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 카우치, 인신보호청원 내 내달 2일까지 잠정 체류…도주중 돌출 행각

음주운전으로 4명을 숨지게 한 미국의 ‘부자병’ 소년 이선 카우치(18)가 법원의 보호관찰 명령을 어기고 멕시코로 도주했다가 검거되자 송환을 피하려고 멕시코 법원에 인신보호 신청을 냈다.

그러나 카우치와 함께 있다가 붙잡힌 모친이자 도주 조력자인 토냐 카우치(48)는 인신보호 신청이 거부돼 미국으로 추방됐다.

미국 언론은 30일(현지시간) 카우치가 멕시코에 더 체류할 수 있도록 그의 변호인들이 현지 법원에 인신보호청원을 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현지 법원이 72시간 동안 청원의 수용 여부를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법관이 카우치 측의 주장이 타당한지를 사흘간 살피겠다고 밝힘에 따라 카우치는 이날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멕시코에 잠정 체류할 수 있게 됐다.

만일 법원이 카우치의 주장을 수용하면, 카우치는 범죄인 인도 진행 과정을 지켜보면서 멕시코 체류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탈옥수 검거와 죄수의 호송을 담당하는 미국 연방 보안관실(US 마셜)은 예상치 못한 멕시코 법원의 개입으로 호송 절차가 2주 정도 늦춰질 것으로 내다봤고, 미국 언론은 최장 수개월까지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당장 출국하라는 결론이 나오면 카우치는 송환 비행기를 타야 한다.

US 마셜 고위 관계자는 “인신보호 신청은 이민 당국의 독자적인 결정이 아닌 상급기관의 법적인 절차를 밟아야 함을 의미한다”면서 “해당 지역 법원의 상황에 따라 최소 2주에서 길게는 수개월이 소요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변보호 신청이 기각된 카우치의 어머니는 이날 댈러스로 향하는 비행기가 끊기는 바람에 로스앤젤레스행 비행기 편으로 추방됐다. 그녀의 신병은 US 마셜에 인계됐다.

거주지인 미국 텍사스 주 태런트 카운티의 포트워스를 떠나 픽업트럭을 타고 멕시코 국경을 넘은 카우치 모자는 멕시코 휴양지 푸에르토 바야르타의 한 아파트에서 은신하던 중 28일 오후 멕시코 수사 당국에 체포됐다.

카우치 모자는 미국 수사 당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 30일 오후 텍사스 주 휴스턴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변호사들의 재빠른 인신보호요청에 따라 즉각 송환은 피하게 됐다.

송환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시간 끌기라는 ‘꼼수’를 부린 카우치 모자의 저의가 무엇인지 역시 불분명하다고 미국 언론은 분석했다.

카우치는 2013년 음주운전으로 4명을 살해한 뒤 법정에서 집이 너무 풍요로워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부자병을 앓고 있다고 호소했다.

법원은 이 궤변을 받아들여 징역형 대신 보호관찰 10년이라는 관대한 처벌을 내려 거센 비난을 자초했다.

그러나 카우치는 금주를 지시한 법원의 명령을 따르지 않은 정황이 트위터에 알려지면서 궁지에 몰렸고, 결국 11일 보호관찰관과의 접견을 피해 잠적했다.

미국 연방수사국과 US 마셜은 추적에 나서 멕시코에서 피자 배달을 주문하던 카우치의 휴대 전화 내역을 입수해 검거에 성공했다.

카우치 모자는 멕시코 도주 중 곳곳에서 돌출 행동을 보여 행적이 노출되기도 했다.

두 사람은 멕시코 도주 초기에 하루 숙박료가 80달러인 푸에르토 바야르타 해변가 리조트 호텔에 머물다가 나중에 일반 아파트로 옮겼다. 토냐는 겁 없이 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리조트 호텔에 버젓이 머물면서 한차례 이상 가명을 사용했다.

심지어 모자는 지난 20∼25일 로스 툴레스 호텔에 머물 당시 권총을 서랍에 그대로 둔 채 방을 옮기는 바람에 직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모자는 호텔 숙박비로 현금을 지급해 수사망을 피하면서 체류기간을 연장하려고 했으나 성탄일 이후에 그들이 머물던 방이 사전 예약된 탓에 거처를 옮길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탈행동이 일상화한 카우치는 현지 정육점에서도 “자신이 텍사스에서 왔다”고 현지인들에게 떠벌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ABC 방송이 보도했다.

카우치는 미국에 도착하면 곧바로 교도소에 수감되고, 내년 1월 19일 유소년 법원에서 성인법원으로의 재판 이관에 대한 심리에 참석해야 할 처지였다.

신분이 유소년으로 판단되면, 카우치는 유소년 교도소에서 최장 4개월의 징역을 살고 2016년 4월 19일 출소할 참이었다. 이후 보호관찰 명령을 계속 이행해야 한다.

그러나 죄질이 나빠 카우치의 재판을 성인 법정으로 이관해야 한다고 법원이 판단하면, 카우치는 최악의 상황을 맞는다.

보호관찰 처벌이 징역형으로 바뀌는 것은 물론 징역 기간도 최대 40년으로 늘어날 수 있다. 카우치가 목숨을 빼앗은 희생자 1명당 징역 10년씩 가중 처벌을 받는 셈이다. 또 추적 장치와 같은 물건도 몸에 차야 한다.

애초 재판에서 징역 20년형을 구형한 태런트 카운티 검찰은 성인법정으로의 이관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미 수사당국은 아들의 체포를 방해한 혐의로 어머니 토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토냐는 유죄 평결이 나면 2∼10년의 징역형을 처해질 수 있다.

태런트 카운티의 경찰 관계자는 “카우치 모자는 그간 처벌을 피하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면서 “모자가 어떤 꼼수를 쓰더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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