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네시주는 KKK 지도자 생일 기념일 지정 논란
미국 흑인교회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남부연합기 퇴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한편에선 남부연합기를 “자부심의 상징”으로 지켜내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되고 있다.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오캘라에서 남부연합기를 수호하자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플로리다 남부 프라이드 라이드’(Pride Ride)라는 이름이 붙은 이날 행사는 최근 플로리다 중부 매리언 카운티가 정부청사 앞에 남부연합기를 계속 게양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을 지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남부 전역에서 온 경찰 추산 4천500여명의 참가자들은 남부연합기로 장식된 2천여대의 오토바이, 차량 등을 끌고 나와 경적을 울리고 깃발을 흔들며 시위를 벌였다.
릭 하트라는 이름의 참가자는 AP통신에 “남부연합기는 역사적인 것이다. 인종적 상징이 아니라 군사 깃발이다”라며 남부연합기 퇴출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참가자인 데이비드 스톤도 로이터에 “깃발은 저마다 다른 것을 의미한다”며 “증오라고 생각하지 않는 한 증오를 상징하지 않는다. 그건 나에겐 해당되지 않는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발생한 흑인교회 총기난사 사건 이후 남부연합기를 둘러싼 논란이 촉발되면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정부는 지난 10일 53년만에 주의사당에서 남부연합기를 전격 철거했다.
이어 앨라배마 등 다른 주에서도 비슷한 조치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매리언 카운티와 같이 일부 지역에선 남부연합기를 남부의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지키겠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테네시주도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군 장군이자 백인우월주의 단체 쿠클럭스클랜(KKK)의 초대 지도자였던 네이선 베드포드 포레스트의 탄생(1821년 7월13일)을 기리기 위해 예정대로 13일을 ‘포레스트의 날’로 정해 기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빌 해슬럼 주지사는 흑인교회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달 2일, 테네시 출신의 역사적 인물인 포레스트 장군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7월13일을 ‘포레스트의 날’로 공식 선포한 바 있다.
하지만 테네시주 멤피스 시의회는 최근 시내 공원에 안장돼 있는 포레스트 장군의 유해를 발굴해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하는 등 같은 주 내에서도 남부연합 유산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고 CBS방송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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