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아제한ㆍ남아선호 탓...건강한 아이 최고 1천600만원에 거래
중국 남부지방에 사는 우리핑(吳麗萍)이 막내 동생 위룽(玉龍)은 벌써 10년째 행방불명 상태다.리핑은 “위룽이 지난 1993년 4월부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딸아이 한 명밖에 없는 이웃 집에 양자로 갔던 위룽이 1년만에 돌연 행방불명이 됐다는 것이다.
위룽의 양부모가 그를 돈을 받고 팔아 넘겼다는 것이 우리핑 가족의 추정이다. 위룽이 양자간지 1년 만에 그 집에 사내 아이가 태어난 것이 화근이었다.
우리핑의 부친은 우룽의 행방불명을 파출소에 신고했으나 경찰은 수수방관할 뿐이다. 위룽이 집안의 9번째 아이로 출생한 것이 죄라면 죄다.
위룽의 부모는 ‘한 가정 한 자녀’ 산아정책에 따른 벌금이 무서웠고 그를 기를 경제력도 없어 양자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위룽과 같은 불행은 전국 도처에 널려 있을 정도로 중국의 인신매매 상황은 최악이라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4일 미국 국무부 보고서를 인용, 보도했다.
베이징의 한 관리는 당국이 아동 유괴 및 인신 매매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유괴되는 아이가 연간 20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아동 유괴와 인신 매매가 활개를 치는 것은 개혁ㆍ개방 30여년 간 실시해 온 ‘한 가정 한 자녀’ 산아정책과 남아선호 현상 때문으로 분석됐다.
범죄 조직이 아이를 낳지 못하거나 남자 아이를 원하는 가정이 많은 점을 악용해 유괴와 인신매매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또 중국 아이 입양을 바라는 외국인에게 유괴한 아이를 고가에 팔아 넘기거나 국경을 통해 불법으로 아이를 ‘수출’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괴범들은 건강한 남자 아이의 경우 3만위안(약 540만원)에 사거나 유괴해 9만위안에 팔아 넘긴다고 털어놨다.
아이를 유괴당한 집안은 풍비박산이 난다. 부모는 아이를 찾아 수년 간 전국을 떠돌기도 하고 다른 가족들과 힘을 합쳐 베이징에 올라가 민원을 한다.
그러나 민원 당국의 문턱이 높아 쫓겨나기 일쑤이며 시민들에게 배척을 받기도 한다고 VOA는 전했다.
예술가 리웨링(李月玲)이 지난 달 실종 아동을 주제로 개최한 개인전에 피해 부모들이 모여 서로 애환을 털어놓고 공동 대책을 의논했다.
공안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한 해 동안 3천200여개의 인신매매 조직을 적발해 부녀자 1만5천458명, 어린이 8천660명 등 2만4천여명을 구출했다. 그러나 중국 인신매매를 근절하는 데는 아직 갈길이 너무 멀다고 VOA는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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