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0대 3개월간 잊고 방치한 복권이 54억원짜리

미국 40대 3개월간 잊고 방치한 복권이 54억원짜리

입력 2013-05-18 00:00
수정 2013-05-1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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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압류로 퇴거 명령을 받고 이삿짐을 꾸리던 미국의 40대 부부가 485만 달러(54억원) 복권에 당첨되는 행운을 안았다.

17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북부 제네바에 사는 리카르도 세레조(44) 부부는 지난 2월 초 추첨이 끝난 1등짜리 복권을 3개월 이상 부엌 유리병 속에 방치했다가 지난주에야 이를 확인했다.

세레조 가족은 집 모기지 상환금을 납입 못해 지난 2월 퇴거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던 세레조는 중증 양극성 장애(우울증)를 앓던 딸 사비나(14)를 간호하기 위해 2010년 직장을 그만뒀다.

그러나 사비나는 지난해 8월 연쇄 발작 증세 후 결국 세상을 떠났다.

세레조는 “사비나는 건강 악화 전 가정 경제를 염려하며 복권 구입을 제안했다”면서 “그 말이 생각날 때마다 복권을 사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복권을 사면 딸이 엄마에게 마지막으로 선물한 작은 유리병에 넣어두곤 했다. 지난 1월 말 구입한 복권도 그렇게 유리병으로 들어갔다.

세레조는 “퇴거 명령을 받고 가장 안타까운 점은 딸의 흔적이 남아있는 방을 잃게 되는 점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사비나가 세상을 떠난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세레조 부부는 딸 방을 치우지 않았다.

지난주 이삿짐을 싸던 세레조의 아내는 유리병 속에 들어 있는 오래된 복권 11장을 꺼내 남편에게 건네며 “확인이나 해보라”고 권유했다.

세레조는 인근 편의점으로 가서 복권 번호를 맞춰봤다.

8장은 번호가 맞지 않았다. 그러다 9번째 복권이 3달러(약 3천300원)에 당첨됐고 세레조는 ‘탄산음료를 한 병 사 마실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기뻐했다.

10번째 복권도 그냥 휴짓조각이 됐다. 그런데 마지막 복권이 지난 2월2일 추첨 1등 번호와 일치했다.

세레조는 “이런 일이 정말 일어날 수 있는 건지 믿기지 않았다”며 “아들을 불러 재확인을 부탁했다”고 당시 소감을 설명했다.

그는 다음날 시카고에 있는 일리노이 복권국으로 가서 비로소 당첨금 규모를 확인했고 지난 15일 수표를 받았다.

일리노이 복권국은 “세금 공제 후 실수령액은 339만5천 달러(약 38억원)”라고 전했다.

세레조는 “복권은 딸 사비나가 가족에게 준 선물”이라고 확신했다.

세레조 부부는 모기지 걱정 없이 집을 지킬 수 있게 됐고 나머지 두 자녀의 대학 등록금 걱정도 피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은 “교회와 자선단체를 위한 기부를 아끼지 않겠다”면서 “딸과 유사한 정신질환을 앓는 이들을 위한 연구 기금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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