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해리 왕자, 인명경시 인터뷰 말썽

英 해리 왕자, 인명경시 인터뷰 말썽

입력 2013-01-23 00:00
수정 2013-01-2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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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임무 게임에 비유…탈레반·반전단체 ‘발끈’

아프가니스탄 파병 임무를 마친 영국 해리 왕자가 본국 귀환에 앞서 가진 인터뷰 발언으로 인명 경시 논란에 휩싸였다.

21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20주간의 아프간 복무가 끝나 영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동료의 목숨을 구하려고 탈레반 전사들을 죽였다고 공개했다.

해리 왕자는 아프간 복무 기간에 적을 사살한 적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파치 헬기 조종사로서 출격 때마다 대원들과 함께 많은 사격을 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전투 임무를 게임에 비유해 논란을 불렀다.

그는 “만약 우리 편에 나쁜 짓을 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그들을 게임에서 내보낸다”고 말해 탈레반과 반전운동 단체의 반발을 샀다.

자신이 비디오게임 애호가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아프간에서의 헬기조종사 임무를 즐기고 있다고 말한 부분도 오해를 부른 대목으로 지적됐다.

BBC 등 방송 인터뷰에서는 이런 발언과 함께 휴식 시간에 동료와 즐거운 표정으로 비디오 게임에 몰두하는 해리 왕자의 모습이 여과 없이 소개돼 부정적인 반응을 불렀다.

아프간의 탈레반 세력은 인터뷰 내용이 공개되자 해리 왕자가 아프간 내전을 컴퓨터 게임에 비유한 것은 탈레반 전사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탈레반 대변인은 “해리 왕자의 발언은 비난할 가치도 없다”며 “품위를 아는 사람이라면 아프간 전쟁을 게임에 비유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또 이번 인터뷰가 해리 왕자가 귀국길에 오른 뒤 공개된 점을 꼬집어 해리 왕자를 ‘순진한 겁쟁이’이라고 비난했다.

영국의 반전단체도 오만하고 사려 깊지 못한 발언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한 반전단체의 대표인 린제이 저먼은 “아프간 공습으로 민간 피해가 느는 상황에서 해리 왕자의 발언은 신중하지 못한 것으로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아프간에서 해리 왕자의 공격을 받은 사람들이 모두 적이라는 근거는 없다”며 “긴축과 실업으로 고통받는 다른 장병들과 달리 해리 왕자는 호화롭고 나태한 생활로 돌아가면 그만”이라고 비판했다.

왕실 주변에서는 이에 따라 나체 파티 파문 이후 아프간 복무로 개선된 해리 왕자의 이미지가 이번 일로 다시 떨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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