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난했으니 나가” 이란 홍일점 장관 해임

“정부 비난했으니 나가” 이란 홍일점 장관 해임

입력 2012-12-29 00:00
수정 2012-12-2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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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가 홍일점 여성 각료인 마르지 바히드 다스트제르디 보건장관을 해임했다고 국영TV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다스트제르디 장관이 의약품 및 의료 기기를 구매하는 데 필요한 외화 예산을 배정하지 않는 중앙은행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이 단초가 됐다.

다스트제르디 장관은 지난달 국영TV에 출연, “올해 필요한 의료 예산이 외화 기준으로 25억 달러(약 2조 6700억원)인데 보건부에 실제 배정된 예산은 겨우 6억 5000만달러에 불과하다.”면서 “(정부가) 고급 승용차를 수입하기 위해 외화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들었는데 정작 의약품을 수입하는 데 필요한 외화는 왜 지급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스트제르디 장관은 최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게 리알화 가치가 폭락해 의약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건의했으나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보건부에 이미 예산을 충분히 배정했다.”면서 이를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이 미국,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로부터 각종 경제 제재를 받은 이래 리알화 가치는 크게 하락했다. 의약품은 서방 국가의 대(對)이란 제재 대상은 아니지만 경제 제재로 인해 수입에 차질이 생기자 일부 의약품은 품귀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산부인과 의사 출신의 다스트제르디 장관은 1979년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이 있은 이후 30년만에 처음으로 2009년 여성 보건장관에 임명됐다. 한편 다스트제르디 장관이 해임된 직후 알리 라리자니 국회의장의 동생인 바게르 라리자니 역시 테헤란 보건당국 책임자 자리에서 해임됐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2-12-2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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