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단체 알카에다가 오사마 빈라덴의 뒤를 이을 지도자로 아이만 알자와히리(60)를 공식 지명했다.
알카에다는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오랫동안 2인자 자리를 지켜 왔던 알자와히리를 새 지도자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알카에다는 그러나 어떤 과정을 거쳐 새 지도자를 선출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집트 외과의사 출신인 알자와히리는 지난달 빈라덴이 미 특수부대에 사살된 이래 후계자로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알자와히리가 이끄는 알카에다는 이날 성명에서 “미국과 미국의 종인 이스라엘, 그리고 누구든 이들을 지지하는 세력에 대해 성전을 벌일 것”이라고 선포, 빈라덴 사후 서방세계에 대한 공격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알카에다 조직 내 최고 전략가이자 이론가로 통하는 알자와히리는 할아버지가 유명 종교학자이고 아버지가 명망 있는 의사인 카이로의 명문가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15살의 나이에 이슬람 근본주의 운동조직인 ‘무슬림형제단’에 가입하면서 이슬람 전사로서의 삶을 선택하게 된다. 의대를 졸업하고 외과의사로서 수련을 쌓은 알자와히리는 1981년 안와르 사다트 당시 이집트 대통령 암살 사건에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1985년 이집트를 떠나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살며 친소련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상대로 싸워 왔다. 부상한 전사들을 치료하다 빈라덴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2011-06-1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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