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재난지원금과 배달/전경하 논설위원

[길섶에서] 재난지원금과 배달/전경하 논설위원

전경하 기자
전경하 기자
입력 2021-07-25 20:16
수정 2021-07-26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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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배달시켰는데 잘못 왔다. 전에 서비스로 받은 소고기초밥도 맛있어서 주문했는데 서비스인 초밥 한 개로 배달됐다. 결제는 이미 했는데. 리뷰를 올리려고 보니 사장만 볼 수 있는 코너가 있었다. 그곳에 사진을 찍어 올리고 배달된 영수증에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했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 전화한 사장은 많이 속상해했다. 빠진 음식만 배달하기는 난감한 상황. 내 계좌로 음식값을 돌려받기로 하고 간단히 문자를 주고받았다. 다시는 실수 안 하겠다며 입금했다는 문자에 음식은 맛있으니 힘내라고 답했다. 답장이 ‘다시 한 번 힘을 내보겠다’였다. ‘다시 한 번’이란 문자를 보고서야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 금지가 발표됐다는 생각이 났다. 3인 이상 모임 금지가 연장됐다는 소식에 2주 전 일이 다시 떠올랐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해 재택근무를 하고, 약속들이 연기되면서 평소보다 돈을 덜 썼다. 어디서 일하건 일만 하면 되니 내 월급은 똑같다. 그런데 재난지원금 대상이 될지 모른다. 돈을 준다니 좋지만 받아도 될지 모르겠다. 다시 한 번 힘내겠다는 문자가 자꾸 생각난다. 더워서 요리하기 힘드니 돈 받은 셈치고 다양한 메뉴를 왕창 배달시켜 먹어야겠다. 그러면 덜 미안할 것 같다.

2021-07-26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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