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혼냉/서동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혼냉/서동철 논설위원

서동철 기자
서동철 기자
입력 2017-07-18 23:34
수정 2017-07-19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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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이다. 무얼 하다 그랬는지 점심시간을 놓쳐 혼자 회사 뒤 냉면집으로 갔다. 일본의 한국 여행 안내서에는 ‘꼭 가봐야 할 집’으로 오래전부터 소개되어 있는 집이다. 냉면을 좋아한 선친을 쫓아 코흘리개 시절부터 드나들었으니 개인적인 애정도 깊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의 ‘냉면 바람’이 태풍에 가깝다는 것은 냉면집 풍경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날도 20대의 젊은 여성이 혼자 냉면을 먹고 있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냉면집에 가서 손님들을 훑어보면 필자 일행 같은 ‘중늙은이 직전’ 세대가 가장 젊은 축인 때가 많았다. 그런데 젊은이, 그것도 여성이 요즘식 표현으로 ‘혼냉’이라니….

그 얼마 전에는 더욱 ‘희한한’ 광경을 목격했다. 을지로 냉면집이었다. 옆자리의 젊은 여성이 냉면에 제육 반 접시까지 시켜 맛있게 먹고 있었다. 친구를 툭 쳤더니 “저기도 있어!” 한다. 역시 혼자서 냉면에 제육 반 접시였다. 메뉴판에 쓰여 있지도 않은 ‘제육 반 접시’는 또 어찌들 알았는지…. 한 가지 걱정은 덜었다. 냉면 팬이 줄줄이 세상을 뜨면 냉면집도 하나둘 사라지는 것 아닌가 하는 게 한때는 진심 걱정이었다.
2017-07-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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