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일본 여행/문소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일본 여행/문소영 논설위원

입력 2014-06-13 00:00
수정 2014-06-13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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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말 원엔(100엔) 환율이 700원대 후반까지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도 950원 정도 할 때다. 원화 가치가 높았다. 며칠 안 보이던 후배가 일본 여행길에 현지에서 캠코더와 유모차를 한국 수입 가격의 절반 가격에 샀다며 희희낙락했다. 중국이나 동남아 여행도 아닌데 “도쿄에서 돈 쓰는 재미가 있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당시 중소기업을 포함해 대기업에서는 엔화 대출이 유행이었다. 엔화의 가치가 떨어지고 원화의 가치가 올라가니 엔화대출은 ‘공짜’ 같은 착시를 일으킨 탓이다. 그해 늦가을부터 감기로 고생하자 그 후배는 “환율이 좋을 때 일본 온천을 다녀오라”고 했지만, “내년 겨울에”라며 미뤘다. 그러나 2008년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원화 가치는 미친 듯이 떨어졌고 그해 겨울 원·엔 환율은 1600원이 됐다. 1년 전 원화 가치의 반 토막이 난 것이다. ‘엔화 대출 기업 초비상’이란 우울한 기사를 쓰며 일본 여행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전 세계 통화가 가치하락을 할 때 원화가 나홀로 가치상승해 7년 만에 원·엔 환율이 1000원을 깨고 내려갔다. 7년 묵은 일본 온천여행 카드를 꺼내 만지작거려 본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2014-06-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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