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D-9 총선, 냉철한 판단으로 정치권 심판하자

[사설] D-9 총선, 냉철한 판단으로 정치권 심판하자

입력 2020-04-05 23:52
수정 2020-04-06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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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혐오 부동층 기권표 안 돼야… 퇴행·꼼수정치 유권자가 끊어야

4·15 총선이 9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권자들의 마음은 갈팡질팡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총선에 대한 관심이 희박한 데다 출마자들의 선거운동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 유권자들은 자기 동네 출마자마저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거대 양당의 비례용 위성정당에, 듣도 보도 못한 비례정당들이 난립한 형국이라 각 당의 공약조차 알기 어렵다. 역대 최대급 ‘캄캄이 선거’라는 말이 피부로 느껴지는 요즘이다. 이러니 부동층의 향배가 역대 어느 총선보다 막판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많은 여론조사에서 정치 무관심을 동반한 ‘부동층’이 대략 30~40%로 나온다. 총선 직전까지 20% 이상의 부동층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치 혐오증을 동반한 무당층이 많다는 것은 거대 여야의 극단적인 정쟁의 결과다. ‘조국 사태’와 ‘패스트트랙 정국’ 등을 거치면서 진영이 갈라지고 정치 불신이 심화됐다. 정치개혁이란 명패를 달고 도입된 준연동형비례대표제가 되레 국민의 정치 이반을 부추겼다. 비례정당이 함량 미달의 공천 탈락자들로 채워져 기득권의 정치생명을 연장하는 수단으로 변질됐다. 무당·부동층을 양산한 것이 바로 기존 정치 세력이라는 점에서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역대 선거에서 무당층은 부동층이 되고, 투표를 포기하는 기권층으로 변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코로나19 감염증이 만연된 상황에서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 동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어 기권표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감염을 우려하는 유권자나 정치혐오자가 된 유권자들의 기권표가 적지 않아 역대 총선 가운데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란 우려가 높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투표 참여 여부가 강제할 수 없는 국민 개개인의 선택의 문제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유권자들이 선거를 외면하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무능한 정당과 함량 미달의 후보가 당선된다면 그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동안 정치 혐오와 무관심을 악용해 많은 정치꾼들이 활개쳤고 그들만의 리그에서 권력을 누려 왔다. 이번 총선에서는 이런 비극적인 사태가 다시 일어나면 안 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를 수호해야 한다. 선거는 바로 국민이 ‘주권자’임을 확인하는 날이다. 코로나19로 국가적 위기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꼼수·퇴행 정치를 바로잡기 위해서 유권자들이 나설 수밖에 없다. 냉철한 유권자 혁명을 기대한다.

2020-04-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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