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G20이후 정국’ 예산 볼모만은 안된다

[사설] ‘G20이후 정국’ 예산 볼모만은 안된다

입력 2010-11-15 00:00
수정 2010-11-15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G20 정상회의를 마치자마자 여의도 국회를 바라보면 걱정부터 앞선다. 이번 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가동으로 예산국회가 본격화된다. 하지만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는 초대형 현안들이 산적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여야가 이런 것들에 매달려 시간을 허비하면서 내년도 나라살림을 소홀히 논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든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309조 6000억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은 정쟁의 볼모가 되어서는 안 된다. 모든 게 여야의 정치력에 달렸다.

하나만 해도 버거울 정도로 민감한 쟁점이 한둘이 아니다. 청목회사건 등 정치권 사정은 공정 수사로 풀어야 정치 공방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민간 사찰과 연루된 청와대 대포폰 논란은 한나라당에서도 재수사론이 나오는 만큼 대충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한나라당이 야 5당의 재수사 및 국정조사 주장을 수용하든, 청와대가 결자해지하든 가닥을 잡아야 한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다시 불 지핀 3단계 개헌론은 신중해야 한다. 당위성도 중요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접근하는 게 현명할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UAE 파병 문제는 국익 차원에서 접근하길 여야 모두에 당부한다. 무엇보다 이런 현안들은 예산안 공방과는 별개여야 한다.

4대강 보(洑)의 공정률은 연말 목표인 60%를 넘어섰다. 준설공사는 40%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4대강 사업이 되돌릴 수 없는 길로 들어섰음을 보여 주는 수치다. 야당은 그 의미를 잘 헤아려 반대를 위한 반대를 자제해야 한다. 정부도 빌미를 주지 않으려면 추진 과정에서 투명하고 진솔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한나라당은 한푼도 깎을 수 없다고 하고, 야당은 70% 삭감하라고 한다. 그 편차를 줄여야 한다. 예산국회가 순탄해지려면 4대강 예산부터 풀려야 한다.

여야가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잠시 숨겨놨던 전의(戰意)를 드러냈다. 지난해 국회는 예산안 처리 때 7년 연속 법정시한을 넘겼다. 예결특위는 19년 만에 처음으로 예산안 심사조차 들어가지 못했다. 부끄러운 기록을 올해까지 이어가선 안 된다. 여야가 서로의 굴복만을 요구하는 자세로는 풀기 어렵다. 대화와 양보를 통해 타협을 이끌어 내야 한다. 하나씩 풀어도, 필요하면 한데 묶어도 무방할 것이다.
2010-11-15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