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애인 예산 OECD꼴찌 부끄럽지 않나

[사설] 장애인 예산 OECD꼴찌 부끄럽지 않나

입력 2010-04-20 00:00
수정 2010-04-20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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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국내 총생산(GDP) 대비 장애인 예산비율이 0.1%(2005년 기준)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 회원국 평균인 1.2%에도 한참 못 미칠뿐더러 멕시코를 제외하면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연금 수급률 역시 1.5%(OECD 평균 5.8%)로 바닥이었다. 서른번째 장애인의 날에 마주한 우리나라 장애인 정책의 부끄러운 현주소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고, 각 분야에 보이지 않는 편견과 차별의 벽이 아직도 높다는 사실을 실감케 한다.

2009년 말 현재 등록장애인은 242만명으로 2000년 이래 매년 11%씩 증가하는 추세다. 그런데도 장애인 예산비율은 1990년 0.1%에서 15년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지난 연말 한나라당 단독으로 처리된 예산에선 장애인 관련 예산이 대폭 깎였고, 지난 3월 말 통과된 장애인연금법은 장애인 단체로부터 ‘무늬만 장애연금’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 장애인 의무고용이 시행된 지 20년이 됐음에도 정부의 고용률은 1.76%, 민간부문은 1.72%로 의무고용률 2%를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저상버스, 장애인콜택시 등의 부족으로 이동권이 제한되고, 참정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 등도 우리나라 장애인들이 여전히 뛰어넘지 못하는 장애물이다.

한나라당이 어제 장애인 임대주택 분양을 의무화하는 장애인 주거지원법 제정 등 장애인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김성조 정책위의장은 “배려와 품격이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 장애인 우선이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당연하고, 바람직한 얘기지만 기대보다는 6·2지방선거용 공약(空約)이 아닌지 의심이 먼저 드는 게 현실이다. 장애인을 유권자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일원으로 인식할 때만이 생색내기용 탁상행정이 아니라 진정 장애인을 위한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10-04-2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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