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빛 발견] 조야/이경우 어문부장

[말빛 발견] 조야/이경우 어문부장

이경우 기자
입력 2019-03-20 20:38
수정 2019-03-2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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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야의 반응이 심상찮다.” 이런 식의 표현에 우린 익숙하다. 그만큼 미국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하루도 멈추지 않는다. 매 순간 민감한 무엇이기도 하다. 해방 이후에는 더욱 그러하다. 미국을 보는 눈도 거의 변하지 않았다. 미국에 대해 쓰는 말들도 예전 방식 그대로인 것들이 있다.

‘조야’(朝野)도 그 가운데 하나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조정과 민간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돼 있다. ‘민간’은 익숙하지만, ‘조정’은 그렇지 않다. 일상에서는 사라진 지 오래고, 사극에서나 들을 수 있다. ‘조정’의 사전 풀이는 ‘임금이 나라의 정치를 신하들과 의논하거나 집행하는 곳’이다. 그러니 ‘조야’를 현재에 비추면 ‘정부’와 ‘민간’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의미로 꽤 오래 써 왔다. 이제는 국내 문제를 말할 때 ‘조야’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 외국의 상황을 표현할 때는 좀 썼으나 근래에는 찾기 힘들어졌다.

특이하게 미국과 관련해서만 남아 있다. 언론매체나 정치권에선 아직 미국의 상황을 말할 때 ‘조야’를 불러온다. ‘미국 조야의 분위기’, ‘미국 조야의 의구심’…. 시대가 옛날로 간 것도 아닌데, 미국 소식을 접할 때는 옛말을 어렵지 않게 듣게 된다.

2019-03-2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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